다른 사람 명의의 신용카드를 무려 100장 가까이 들고 다니며 무차별적으로 인출을 하던 보이스피싱범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한적한 현금인출기만을 찾아다니며 돈을 뽑았지만, 한 은행 지점장이 기지를 발휘한 덕분에 체포될 수 있었습니다.
김민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은행에서 검정 외투를 입은 남성이 현금입출금기를 옮겨다니며 돈을 뽑고 있습니다.
그러기를 20여 분, 남성의 등 뒤로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보이스피싱 조직 인출책인 남성을 현장에서 체포한 겁니다.
체포된 장소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건물 1층이 아닌 2층에 설치된 현금입출금기 앞이었습니다.
▶ 스탠딩 : 김민수 / 기자
- "피의자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일부러 이곳까지 와서 인출을 했지만, 범행 장면은 CCTV에 그대로 찍혔습니다."
최근 사나흘간 이례적으로 현금이 많이 인출된 점을 수상히 여긴 해당 은행 지점장의 꼼꼼함이 추가 범행을 막았습니다.
저녁마다 찾아와서 수천만 원씩 인출해가는 이 남성을 CCTV에서 포착했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한 겁니다.
▶ 인터뷰 : 임정후 / KB국민은행 서울대입구역점장
- "저희 고객들이 울면서 호소하는 장면도 많이 봤고요. 그런 장면들 속에서 보이스피싱 범죄라든지 대출금융사기 범죄는 굉장히 큰 범죄라고 생각해서…."
「조사 결과 피의자는 타인 명의의 신용카드 98장을 갖고 있었고, 지난달에만 무려 9천700만 원을 인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 남성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추가 범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민수입니다.
[ smiledream@mbn.co.kr ]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