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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채널 Again 가요톱10에 게시된 `시대를 앞서간 가수 ☆양.준.일☆ 노래 모음` 영상 캡처. 이 영상은 조회수 100만을 돌파했다. [사진출처 = 유튜브 채널 Again 가요톱10] |
"1996년생인데 옛날 노래가 훨씬 좋습니다. 분위기, 진정성 확 달라요. 요즘도 좋은 노래 많긴 한데 저는 90-00년대 노래 완승입니다. 드라마나 영화도 90-00 년대 느낌이 좋아요"(박**)
유튜브 채널 'Again가요톱10'의 댓글 창엔 과거를 회상하는 3040세대와 새로운 재미를 찾는 1020세대가 함께한다. 이 채널은 1981~1998년 매주 방영되던 인기 가요 순위 프로그램 '가요톱10'을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한다.
이 처럼 온라인에서 노인으로 여겨지는 3040 세대가 향수를 느끼는 콘텐츠를 모아 놓은 '온라인 탑골공원'이 인기다.
온라인 탑골공원은 '온라인'과 노년층이 많이 모이는 '탑골공원'을 합친 신조어다. 원래는 3040세대를 겨냥해 만들었지만 여기에 1020세대까지 찾아오며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만나는 현실의 공원 역할을 그대로 하고 있다.
온라인 탑골공원 열풍은 유튜브 채널 'SBS KPOP CLASSIC'으로 시작됐다. 앞서 설명한 'Again가요톱10'도 이 채널이 인기를 얻으며 시작했다. 과거에 프로그램을 즐겨보던 누리꾼들이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온라인 탑골공원 #인기가요'를 태그하며 채널은 인기를 얻었다. 15일 현재 이 채널의 구독자는 18.1만 명에 달한다.
음악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온라인 탑골공원은 곧 드라마, 시트콤으로 분야를 넓혔다.
'SBS DRAMA I CLASSIC' 채널은 드라마 '야인시대'를, 'MBC Classic 옛날 드라마' 채널은 '보고 또 보고' 등 인기 드라마·시트콤을 게시해 화제가 됐다.
콘텐츠를 재활용하려는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 이미 인기가 검증된 콘텐츠를 이용하면 큰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고 사람을 모을 수 있어 편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탑골공원 열풍은 더욱 거세졌다. 콘텐츠 소유자는 손쉽게 온라인 공간에 아카이빙(archiving·어떤 기록을 파일로 저장 매체에 보관해 두는 일) 하고, 대중은 이 중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골라 즐길 수 있게 됐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전에는 옛날 것을 즐긴다고 하면 촌스러운 사람으로 취급받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며 "레트로 열풍을 타고 1990~2000년대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면서 레트로가 주류 문화로 편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탑골공원은 이제 게임 분야로도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8월, 15년 만에 재출시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우) 클래식'은 초창기 서버를 그대로 구현했다. 플레이를 쉽게 하는 순간이동, 퀘스트 방향 안내 같은 기능은 없지만 사용자들은 열광했다.
개시 당일 게임 방송 사이트 '트위치'의 와우 클래식 방송엔 110만 명 이상이 동시 접속했고, PC방 점유율 분석기관 게임트릭스가 내놓은 9월 월간 종합 게임순위에서 전달보다 5 계단 오른 8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인기 PC 게임을 원작으로 한 '바람의 나라:연'이나 '리니지2M'은 올해 말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주류로 자리 잡아 가는 레트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각자 다른 분석을 내놓는다.
음악 평론가 사이먼 레이놀즈는 그의 저서 '레트로 마니아'에서 "디지털 시대에 일상생활은 극도로 가속화해 거의 즉시성을 띠게 됐지만, 거시적 수준에서 문화는 정체하고 교착한 것처럼 느껴진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반면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발행한 트렌드 코리아 2015에서는
[디지털뉴스국 장수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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