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양정철 원장)이 오늘(7일) "분단 상황 속에서 '정예 강군' 실현을 위해 단계적 모병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습니다.
민주연구원이 20대 남성을 공략할 내년 총선 공약으로 '모병제 도입'을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인 가운데 본격적인 공론화 작업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다만 당내에서도 '신선하다'는 긍정적 반응과 '너무 인화성이 강한 이슈다'라는 부정적 반응이 엇갈려 실제 당내 합의가 전제돼야 하는 공약으로 최종 선정될지 주목됩니다.
연구원은 이날 발행한 '이슈브리핑'에서 모병제 도입이 필요한 이유로 ▲ 심각한 인구절벽으로 징집 인원이 부족해진다는 점 ▲ 보수·진보 정부와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준비한 대안이라는 점 ▲ 모병제 전환이 세계적 추세라는 점 등 크게 세가지를 제시했습니다.
특히 주요 병역자원인 19∼21세 남성의 경우 2023년까지 76만8천명으로 1차 급감(23.5%)하고, 2030∼2040년에는 46만5천명으로 2차 급감(34.3%)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연구원은 "2025년부터 군 징집인원이 부족해진다"며 "징병제를 유지하고 싶어도 유지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025년 예상 복무인원(27만4천명) 대비 징집인원이 8천명 모자라는 것을 기점으로, 2039년에는 8만7천명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2028년부터는 전체 인구증가율도 마이너스로 전환하는 만큼, 당초 정부의 계획인 '50만 군대 및 병 복무기간 18개월'로도 병역 자원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입니다.
아울러 현행 징병제로는 숙련된 정예강군 실현이 불가능하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계화 부대 중심의 전략기동군단, 전천후·초정밀·고위력 미사일, 특수임무여단, 드론봇전투단, 개인전투체계 '워리어플랫폼' 등 5대 게임체인저 확보와 함께 모병제 전환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연구원은 또 모병제 전환으로 군 가산점 역차별, 병역기피, 남녀 간 갈등, 군 인권 침해 및 부조리 등으로 인한 '갈등 비용'을 줄이고, 20대 남성 취업 연령 하향 등으로 인한 경제효과도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연구원은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검토, 적정한 시점에 먼저 '징병·모병 혼합제'를 도입해 전환에 착수하고, 병력규모 감축과 사병 모병비율 확대를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연구원은 모병제 도입이 보수·진보를 뛰어넘어 공감대를 이룬 이슈라고도 주장했습니다.
특히 김영삼 정부 때 국방개혁 입안 과정에서 모병제 도입이 검토됐고, 당시 여당이던 신한국당(현 자유한국당)의 정보화특별위원회에서도 단계적 감군 방안이 마련됐다고 했습니다. 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비슷한 골자로 검토됐습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민주당 김두관 의원,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함께 한국당 김용태 의원, 한나라당(현 한국당) 송영선 전 의원,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남경필 전 경기지사도 도입을 주장했다는 것입니다.
연구원은 또 미국·캐나다와 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스웨덴·네덜란드, 중국·일본·인도 등 89개국(57.4%)이 모병제로 전환했으며, 징병제를 유지하는 국가는 러시아·스위스·터키 등 66개국(42.6%)뿐이라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당 지도부도 일단 신중한 반응입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자체 연구인지, 연구원 여러 견해 중 하나로 한 것인지는 확인해 봐야 한다"면서 "공식적으로 얘기한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연구원이 3달 동안 검토한 내용이라며 정책위에 보냈는데, 정책위에서 검토된 바는 없다"며 "(당내) 공론화는 전혀 되지 않았다. 일단 제안이 됐
이해식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최고위에 안건이 올라왔나'라는 기자들의 질의에 "아니다. 당 지도부가 그런 의견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며 "공약으로 하기는 좀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의당은 환영의 입장을 밝히며 국민토론회 등을 통한 공론화에 나서자고 제안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