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다녀온 50대 여성 콜레라 판정

올해 해외에서 유입된 첫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 1일 질병관리본부는 인도 델리에서 입국한 한국인 여성 A씨(54)가 콜레라 환자로 판정돼 현재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6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대한항공 KE482편 탑승자 중 한 명으로 설사 증상을 보여 병원을 찾았다가 채변검사 결과 콜레라균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본에 따르면 현재 이 환자는 격리돼 있으며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A형 간염 등과 함께 1군 법정감염병에 속하는 콜레라는 콜레라균 감염에 의한 급성 설사 질환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 환자의 대변이나 구토물에 의해 전파된다. 보통 2~3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는데 처음에는 복통이나 발열 없이 설사가 나타나며 구토를 동반한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치사율이 50%에 이르지만 적절한 수액 치료 시 치사율은 1% 미만으로 급감한다.
국내 콜레라 환자는 2000년 이전인 1980년 145명, 1991년 113명, 1995년 68명 등으로 대거 발생한 후 2001년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142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하는 등 한때 유행했다. 2003년 이후로는 해외 유입 환자가 대부분이었으며 드물게 2016년에는 경상남도에서 해외 유입이 아닌 국내 환자 3명이 발생한 적 있다. 2017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5명과 2명의 해외 유입 콜레라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A씨처럼 인도에서 유입된 콜레라 환자가 2017년 1명, 지난해 2명이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보건당국은 올해 들어 첫 해외 유입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만큼 역학조사를 통한 원인 분석과 함께 환자 A씨의 입국 후 국내 체류기간 중 접촉자를 파악해 발병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 특히 질본은 A씨와 같은 비행기를 이용한 승객 중 심한 설사나 구토 증상이 있는 경우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해외여행 여부를 의료진에게 설명하고 콜레라 검사를 받도록 당부했다. 아울러 콜레라 환자를 진단·치료한 병원은 곧장 관할 보건소나 질본 콜센터(국번 없이 1339)로 신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콜레라 예방을 위해서는 손을 꼼꼼히 자주 씻고 음식도 안전하게 끓이거나 익혀 먹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콜레라 유행·발생지역을 방문하는 경우 미리 백신(경구용 사백신)을 맞는 게 좋다. 질본에 따르면 현재 콜레라 오염지역은 아시아·오세아니아 국가 중 이번 환자 A씨가 다녀온 인도를 비롯해 필리핀과 예멘 등 3개국이며 아프리카 국가 중 나이지리아, 알제리, 카메룬 등 14개국이다.
정은경 질본 본부장은 "여행지가 검역감염병 오염지역인 경우 귀국 시 건강상태 질문서를 작성해 검역관에게 제출하고 설사나 복통 등 감염병 증상이 있으면 국립검역소에서 진단검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 반드시 검역관에게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