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동생 잇단 구속…웅동학원 관련 조국 소환 임박

검찰이 웅동학원 교사 채용 비리와 위장소송 등 혐의를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 모 씨를 구속하면서 향후 수사는 조 전 장관과 그의 모친을 향할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이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잇달아 구속한 데 이어, 동생 조 씨의 신병까지 확보하면서 조 전 장관 일가의 구속자는 3명이 됐습니다.

오늘(1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종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조 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조 씨는 검찰의 두 차례 구속영장 청구 끝에 구속됐습니다.

신 부장판사는 "종전 구속영장 청구 전후의 수사 진행 경과, 추가된 범죄 혐의 및 구속 사유 관련 자료 등을 종합하면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첫 구속영장 기각 이후 관련자를 조사하며 법원으로부터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은 조 씨의 배임 혐의를 보강 수사했습니다.

조 씨의 해외도피 지시 정황 등도 포착해 범인도피·강제집행면탈 혐의를 구속영장 범죄사실에 추가했고, 결국 영장 발부를 이끌어냈습니다.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은 웅동학원 사무국장 조 씨가 허위공사를 근거로 웅동학원 공사대금 채권을 확보하고 학교법인을 상대로 위장소송을 해, 학교법인에 100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를 집중적으로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 씨는 위장소송에서 이긴 뒤 채권을 부인에게 넘기고 이혼했습니다. 검찰은 조 씨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채무 강제집행을 피하려고 위장이혼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조 씨는 채용 비리 일부 혐의만 인정하고 위장소송이나 위장이혼 등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구속영장이 발부된 점에 비춰 법원이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검찰의 소명을 인정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법원은 정 교수의 구속영장 발부 때와 마찬가지로 건강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조 씨가 허리 디스크 등을 계속 호소해왔음에도 검찰이 낸 검증 자료를 토대로 조 씨가 수감생활을 할 수 있다고 본듯 합니다. 잦은 입·퇴원 속에 번진 꾀병 논란, 공범 2명이 구속된 상황에서 또 기각할 때 떠안을 부담 등이 영장발부의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앞으로 조 씨를 상대로 추가 수사를 이어가면서 조 전 장관 등 다른 가족이 웅동학원 비리에 연루됐는지 밝혀내는데 수사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 씨가 2015년 부산의 한 건설업체 사장을 상대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알선해주겠다"며 수고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아냈다는 의혹도 계속 수사할 방침입니다.



웅동학원은 조 장관의 부친인 고 조변현 씨에 이어 모친 박정숙 씨가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며, 조 전 장관은 1999∼2009년 이사를 지냈습니다.

검찰은 박 이사장이 조 씨의 채용 비리 및 위장소송 등 혐의에 연루됐을 것으로 보고 공범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박 이사장은 조 씨의 범행 당시 이사 및 이사장으로 있었기 때문에 전체적인 내막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꼽힙니다.

검찰은 아직 박 이사장 측에 소환 조사 일시 등을 통보하지 않았지만, 조 씨의 구속을 계기로 소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박 이사장도 곧 변호인을 선임해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사의 최종 행선지는 조 전 장관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 전 장관이 가족들의 비리 의혹에 관여했는지 등을 규명하는 쪽으로 막바지 수사가 흘러갈 것이란 예상입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자택 압수수색 당시 PC에서 캠코의 웅동학원 가압류에 대한 법률검토 문건을 확보해 조 전 장관의 관여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전 장관은 웅동학원 측에서 교사 채용 시험문제 출제를 의뢰받아 관련 분야 교수에게 다시 의뢰하는 등 채용과정에 일부 관여했지만, 채용 비리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웅동학원 소송과 관련해서도 조 전 장관은 그동안 인사청문회 등에서 소송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내용도 거의 모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