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교육부의 정책이 갑자기 선회했습니다. 엊그제 국회 시정연설에서 대통령이 '대학 입시 정시 비율을 늘리겠다'고 했거든요. 1년 전에 발표한 대입제도 개편 방향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불과 며칠 전 장관의 말이 무색하게 된 겁니다. 교육부는 자기네 장관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당장 다음 달에 정시 비중 상향을 검토하겠다고 합니다.
그동안 정시 비율이 낮아서 대학 입시가 공정하지 않았다는 걸까요. 조국 전 장관 자녀의 입시 특혜 의혹이 엉뚱한 데로 튀고 있는 겁니다. 무엇보다 충격과 혼란이 큰 곳은 교육 현장입니다. '학종이 교육 정상화에 기여한다며 돈까지 주면서 늘리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불공정한 전형이니 줄이라고 한다.'는 거죠.
뿐만 아니라 지난해 이미 대국민 설문조사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온갖 진통을 겪고 겨우겨우 마련한 대입 정책도 있습니다. 모두 만족할 수는 없더라도 당분간, 이 제도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는 있었죠. 전문가들이 모여서 만든 답이니까요.
그런데 이런 식이라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진행한 공론화위원회의 결론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국가교육 위원회는 왜 설치하려고 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교육을 '국가 백년지대계'라고 하는 건, 교육 정책만큼은 정치에 휘둘리지 말고 아이들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바람 앞에 등잔불처럼 얼마 견디질 못하니, 이런 오락가락 정책으로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다른 나라의 인재들과 제대로 겨룰 수는 있을까 정말 걱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