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검찰개혁을 외치는 대규모 촛불집회에 이어, 오늘 문 대통령의 연이은 개혁 압박 메시지에 검찰도 적잖이 당황했을 것 같은데요.
서울중앙지검으로 가봅니다.
【 질문1 】
조경진 기자!
문 대통령이 또 검찰 개혁 압박 메시지를 보냈어요, 검찰 입장 나왔나요?
【 답변1 】
급작스러운 청와대의 공개지시에 분명 당혹스러울 법도 한데, 검찰은 침착한 모습입니다.
일단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습니다.
대검 관계자는 "구체적으로는 검찰개혁을 어떤 방향으로 추진할지 검토하겠지만 당장 오늘 특별히 입장을 낼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오늘 아침 열린 대검 간부회의에서 윤석열 총장은, 어제 대규모 촛불집회를 의식한 탓인지 "이런 때일수록 각자 자리에서 묵묵히 맡은 일을 해주길 바란다"는 짧은 당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윤 총장은 지금은 신임검사장들과 만찬을 진행 중입니다.
충북 진천에서 며칠간 연수를 받고 있는 신임 검사장들을 굳이 서울 서초동까지 불러온 배경을 두고, 모레 조국 장관과의 만찬을 앞두고 '내부 단속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는데요.
검찰 측은 연례적인 저녁 자리임을 강조하면서도, 최근 현안에 대한 설명도 나올 수 있다며 여지를 뒀습니다.
검찰 내부에서는 자조 섞인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검찰 내부망에는 "총장님, 왜 그러셨습니까?"라는 현직 검사의 글이 올라왔는데요.
"임명권자로부터 엄청난 신임을 받아 총장까지 되셨는데 그 의중을 잘 헤아려 눈치껏 수사를 하셨으면 이리 역적 취급을 받지 않으셨을 거"라면서,
"지난 정권 때도 그리 눈치 살피지 않고 국정원 댓글 수사하다 여러 고초를 겪었으면서 또다시 그 어려운 길을 가려는 이유가 뭐냐"라면서 검찰을 공격하는 여권과 일부 여론을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 질문2 】
당장 정경심 교수 소환 일정에 변화가 있는 거 아니냐는 궁금증도 생기는군요?
【 답변2 】
정경심 교수 소환 일정이 계속 오늘내일 하고 있는데요.
일단 내일 정 교수를 부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검찰은 정 교수에게 앞서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로 기소한 데 이어 공소 사실을 추가하고, 사모펀드 혐의에 대한 추가 기소를 염두에 두고 있는데요.
조국 일가 '사모펀드 의혹의 키맨'으로 불리는 조 장관의 5촌 조카의 구속기한이 모레 만료가 되는데, 보통 구속기한이 만료되기 전에 기소하거든요.
특히 정 교수가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5촌 조카와 일부 공범 의혹도 제기되는 만큼, 정 교수를 내일 불러 조사한 뒤에 모레 5촌 조카와 함께 기소할 가능성도 대두됩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지난번 이명박 전 대통령 때처럼 검찰 주변에 구급차를 배치하는 등 혹시 모를 응급상황을 대비한다는 말까지 나돌면서 정 교수 소환을 앞두고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 nice2088@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