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교육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의 김진경 의장이 현행 대입 제도를 두고 "학생 80%를 없는 존재로 만든다"고 비판했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육 자체가 상위권 대학을 노리를 일부 학생들에게만 집중돼 있다보니 정작 대다수 학생들의 역량을 키우고 평가할만한 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김 의장은 23일 세종시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지금의 대입과 제도 논란은 학생의 80%를 바보로, 없는 존재로 만들고 있는데 이런 게 제일 불공정한 것"이라면서 "지금 우리 사회는 기본적인 역량이 없으면 완전히 배제되는데 (공교육이) 그 부분을 챙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김 의장은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녀를 둘러싼 각종 특혜 논란이 결국 대입 수시모집의 공정성 논란으로 재가열된 가운데 수능 중심의 정시를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분위기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학종(학생부종합전형)도 문제가 있지만,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 역시 결코 공정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학종이 계속 문제가 되는 것은, 고등학교 교육이 다양하지 않고 획일적이다 보니 교육과정 바깥에서 계속 (비교과 스펙을) 가져오려다가 사고가 나기 때문"이라며 "(학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굳이) 바깥에서 뭘 가져올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능 역시 오지선다형이여서 학생의 미래 역량을 측정할 수 없는 데다가, 재수·삼수를 하면 유리해지고, 돈을 들이면 점수를 딸 수 있기 때문에 공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공통교육과정이 고등학교 1학년에서 끝나지만, 중학교 과정에서 일단 끝나도록 학제를 개편하면 그 때 (기본역량) 평가를 한 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80%를 위한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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