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이모씨(56)의 '청주 처제 강간 살인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기록이 23일 경찰에 건네진다.
경찰은 검찰의 수사기록을 면밀히 검토한 뒤 부산교도소에 수감중인 이씨를 상대로 4차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남부경찰청 화성연쇄살인 수사본부는 23일 청주 처제 강간 살인 사건 수사기록이 있는 청주지검에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앞서 청주지검은 이씨의 수사기록을 창고에서 찾아 경찰의 열람 등사 요청에 응하기로 했다.
검찰은 무기수 사건이라도 관련 자료를 통상 20년 보관한 뒤 파기하는데 이씨가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로 특정된 뒤 관련 서류를 찾아본 결과 수사기록 일부가 서류 뭉치 형태로 남아있는 것을 확인했다.
청주 처제 강간 살인 사건은 1994년 1월 13일 아내가 가출한데 대해 앙심을 품은 이씨가 청주시 복대동 자신의 집으로 처제(당시 19)를 불러 성폭행하고 살해해 집에서 880m 떨어진 곳에 사체를 유기한 사건이다. 스타킹과 끈, 속옷 등으로 숨진 처제의 몸통을 묶은 뒤 유기해 화성사건과 유사한 수법을 보였다.
수사기록에서 이씨의 범행동기와 수법, 생활·정신 상태 등을 알 수 있는 내용이 나오면 이씨와 화성사건과의 연관성을 따지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경찰은 기대하고 있다.
이씨에 대한 4차 조사는 경찰이 청주 처제 강간 살인 사건 수사 기록을 적극 확보하기로 하면서 해당 기록 검토 이후가 될 전망이다. 검찰 수사기록에서 화성사건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이씨의 마음을 돌려 자백을 유도할 만한 내용이나 단서가 들어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전 조사에 투입했던 프로파일러 등 조사팀을 그대로 유지해 4차 조사에도
4차 조사 시기에 대해 경찰은 "이번주에는 무조건 한다"면서도 구체적 조사일정에 대해서는 "중요한 전략에 해당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씨는 지난 20일까지 진행된 총 3차례 조사에서 "화성사건과 자신은 무관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수원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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