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 이 씨가 특정됐는데요.
마지막 10차 사건 이후 왜 추가 범행이 없었을까요?
또 DNA 일치라는 명백한 증거가 나왔는데, 이 씨는 왜 혐의를 부인할까요?
사회부 박호근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용의자 이 씨가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난 화성군에 태어나고 살았다면서요?
【 기자 】
네 용의자 이 씨는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태어났습니다.
이 씨가 진범이라면 그는 이곳 화성에 살면서 1차 사건이 일어난 1986년부터 마지막 10차 사건이 발생한 1991년까지 연쇄살인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 씨의 나이로 보면 23살부터 28살까지 범죄 행각을 벌인 겁니다.
이 씨가 살던 곳에서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난 장소는 모두 10km 이내입니다.
【 질문 2 】
그런데 마지막 10차 이후 처제를 살해한 혐의로 수감되기까지 3년 가까이 행적이 비는데요. 그 사이는 추가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건가요?
【 기자 】
네, 마지막 10차 사건은 1991년 4월에 일어났는데, 3개월 뒤인 그해 7월에 이 씨가 결혼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후 연쇄살인이 멈춘 겁니다.
이듬해인 1992년에 아들이 태어난 것으로 추정 되고요, 다음해인 1993년 4월에 청주로 이사를 합니다.
그곳에서 9개월 뒤 처제를 성폭행하고 잔인하게 살해했습니다.
【 질문 3 】
아무래도 혼자 살 때보다 결혼을 하면 살인행각을 벌이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그렇더라도 이 씨가 진범이 맞다면, 그런 살인충동을 어떻게 참았을까요?
【 기자 】
이 씨가 처제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을 때 판결문을 보면 아내가 가출한 이유가 이 씨의 무자비한 폭행을 견디기 못했기 때문이라고 적혔습니다.
이 씨는 또 어린 아들까지 방에 가두고 마구 때리고 학대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가족에 대한 폭행으로 살인충동을 어느 정도 해소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 질문 4 】
그런데 화성에서 저지른 살인에서는 스타킹과 양말 등을 이용했는데, 처제 살해 때는 왜 둔기를 사용해 다른 패턴을 보였을까요?
【 기자 】
네 잔혹 범죄자의 경우 시간이 갈수록 범행 수법이 더 잔인해지는 경향이 있고요, 피해자가 아는 사이이면 감정이 개입돼 더 잔인하게 범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때 가출한 아내에 대한 불만이 강하게 표출된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5 】
그런데 명백한 증거라 할 수 있는 DNA 증거가 나왔는데도 용의자는 계속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면서요? 이유는 뭘까요?
【 기자 】
네 용의자 이 씨는 지난 18일과 어제(19일), 그리고 오늘(20일) 이뤄진 세 차례의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1급 모범수로 살아오면서 가석방의 꿈을 조금이라도 꿨을 텐데, 화성연쇄살인 사건 진범으로 밝혀지면 가석방 희망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형법에 따르면 무기수라도 뉘우치는 빛이 뚜렷한 때는 20년 이상 복역하면 행정처분으로 가석방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 질문 6 】
그렇더라도 심적인 동요가 있을 텐데, 아무렇지도 않게 수감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면서요?
【 기자 】
네 이 씨는 독방으로 옮겼는데요. 이곳에서 잠도 잘자고 식사도 꼬박꼬박 하는 등 평소와 다름 없이 행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독방에는 텔레비전도 있다고 하는데요. 뉴스를 보면서 경찰 수사에 대비할 수도 있는 환경이라고 합니다.
【 질문 7 】
아무리 그래도 명확한 증거가 나오면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지 않을까요?
【 기자 】
잔혹 범죄자의 경우 티나지 않게 하려고 주변 사람들에게 더 친절하게 행동하며 철저히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경찰 조사에서도 덤덤하게 혐의를 부인하는 것은 공소시효가 이미 끝났기 때문에 죄책감이나 죄의식이 함께 사라진 상태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또 스스로 자신이 한 짓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일종의 자기최면을 걸 수도 있다고 합니다.
【 앵커멘트 】
네 오늘 얘기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