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사건 수사본부 전임관(수사총지휘자)이었던 정석준 전 경기지방경찰청 강력계장은 오늘(20일) 마침내 용의자를 특정해낸 후배 경찰관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이렇게 밝혔습니다.
정 전 계장은 2차 사건(86년 10월 20일) 후인 1986년 10월 29일부터 현장에 투입됐고 마지막 10차 사건(91년 4월 3일)이 끝난 뒤에도 96년까지 수사를 지휘했습니다.
정 전 계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흔히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지만 화성 태안읍 진안리가 사건 발생 중심인만큼 수사는 그곳을 기점을 두고 이뤄졌다"며 "현재 특정된 용의자가 화성에 거주했다면 경찰 조사는 피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조사는 성별과 혈액형 가리지 않고 이뤄졌다"며 "다만 현재 언론에서 거론되는 유력 용의자의 이름은 기억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화성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56살 A 씨의 본적은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현재 화성시 진안동)로 확인됐습니다.
A 씨는 이곳에서 태어나 1993년 4월 충북 청주로 이사하기 전까지 계속 살았습니다.
청주로 이사하기 전까지 주소지를 몇차례 바꾼 기록이 있지만 모두 지금의 화성시 일대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화성사건의 1차 사건 피해자는 1986년 9월 15일 발견됐고 마지막 10차 사건의 피해자는 1991년 4월 3일 발견됐습니다.
사건이 지속해 발생하는 동안 A 씨는 화성에서 활동했던 셈입니다.
정 전 계장은 A 씨가 결론적으로 검거되지 못한 사실에 대해 "그때 팀을 270여명까지 데리고 있었고, 20여개 팀으로 나뉘어 부분부분 조사가 이뤄졌기 때문에 해당 지역을 맡았던 팀의 기록을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당시 범인은 B형으로 추정됐으나 유력 용의자는 O형이라고 하니 이 부분과 관련됐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전 계장은 "청주에서 발생한 처제 강간살인은 장소와 대상 등 화성연쇄살인이라고 일컫는 범행 패턴과 다르다"며 "당시 수사본부가 청주 경찰에 'A 씨를 데리고 와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있는지는 기억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전 계장은 "그동안 사건을 해결하지 못해 국민에게 부끄러운 마음으로 살아왔다"며 "제가 무능해서 해결하지 못한 사건을 꾸준한 집념으로 쾌거를 이룬 후배들에게 무릎을
용의자 A 씨는 지금까지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사안은 밝힐 수 없다"며 "가장 확실한 것은 용의자의 자백이므로 A 씨를 상대로 조사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