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링링으로 전국에서 교회 첨탑이 무너지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죠.
MBN 안전기획 '여러분 동네는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강풍이 불 때면 자칫 흉기로 변할 수 있는 교회 첨탑의 관리 실태를 강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시민이 골목을 지나가자 잠시 후 커다란 첨탑이 떨어집니다.
지난 7일 태풍 링링의 강타로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이 불며 수도권에서만 10여 개의 첨탑이 무너지거나 부서졌습니다.
▶ 인터뷰 : 사고 목격자
- "천둥 치는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까 교회 첨탑이…. 심장이 두, 세 시간 동안은 정지가 안 되고."
꼭 태풍이 아니라도 지난해 4월엔 초속 16m 안팎의 돌풍이 불어 서울 강서구 교회 첨탑이 떨어지는 등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보통 첨탑은 이미 완공된 건물에 얹히듯 설치되는데, 비바람에 노출되면서 연결부위의 철골이 심하게 부식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창영 / 첨탑 설치 업체 대표
- "외부로 봤을 때 새것처럼 보이는데, 안을 보면 하부 쪽 기초가 되는 부분에 부식이 많아서…."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첨탑이 설치된 장소에 배수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아 하부가 빨리 부식된 곳들이 많습니다."
언제든 큰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이지만, 현행법상 6m보다 작은 첨탑은 지자체 신고와 관리 대상조차 아닙니다.
6m가 넘어도 신고를 안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 인터뷰(☎) : 구청 관계자
- "신고가 안 된 것들이 꽤 많네요. 점검이 수시로 이뤄졌던 사항은 아닌 거 같아요. 전수 조사를 계획하고…."
3년마다 하는 안전점검 역시 소유주가 스스로 하는 방식이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인터뷰 : 이영주 / 서울시립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간판 같은 경우에는 안전 관련 점검이 수시로 이뤄지거든요. (첨탑도) 구조기술사나 전문가가 이런 부분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지…."
순식간에 대형 흉기로 돌변할 수 있는 첨탑, 소 잃고 외양간 잃기 전에 꼼꼼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MBN 뉴스 강세현입니다.
영상취재 : 배완호·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