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발생한 '대구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을 추모하기 위한 추모비와 추모관 건립이 대구시가 난색을 표하면서 무산됐다.
올해 초부터 전국 미아 실종 찾기 시민모임과 대구 개구리 소년 유가족들은 이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추모비 등 추모 시설 건립을 꾸준히 요구해 왔었다.
18일 대구시에 따르면 최근 이들을 위한 추모비와 추모관 건립을 위해 관련 조례 등을 검토한 결과 지원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시 예산 투입이 불가능해 이들의 요구를 거절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앞서 전국 미아 실종찾기 시민모임과 유가족들은 추모비와 추모관 건립, 심리 치료 등을 요구했고 최근에도 대구시를 찾아 이같은 요구를 한 바 있다. 다만 심리 치료는 이들의 요구대로 지원하기로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유가족들이 지금도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만큼 심리 치료만큼은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구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은 1991년 3월 26일 5명의 아이들이 도롱뇽 알을 줍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실종된 사건이다.
실종 당시 이들은 국내 단일 실종사건으로는 최대 수색 규모인 연 인원 32만 명의 인력이 동원됐다. 당시 이들을 찾기 위해 전 국민적인 캠페인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아이들은 찾지 못했고 11년만인 2002년 9월 26일 등산객에 의해 5명이 모두 유골로 발견됐다. 모두 암매장된 채 발견됐지만 부검 결과 타살로 밝혀졌을 뿐 정확한 사망 원인은 규명하지 못했다. 결국 범인은 찾지 못하고 2006년 3월 25일 공소시효까지 만료되면서 지금까지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전국 미아 실종찾기 시민모임과 유가족들은 이들이 실종된 와룡산에서 매년 3월 26일이면 추모제를 갖고 이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지금도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대구지방경찰청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내사 중지 상태로
경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 일자로 보면 공소시효는 끝났지만 용의자가 해외 도피 가능성도 있는 만큼 내사 중지 상태로 수사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워낙 오래된 사건이라 제보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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