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이 뭘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통은 한 곳에만 내는 임대 수수료를 휴게소 가게들은 두 곳에 내기 때문입니다. 도로 공사는 휴게소 운영을 민간 업체에 위탁하기 때문에, 결국 휴게소 가게들은 도로공사와 운영업체, 양쪽에 수수료를 내야 하거든요.
책정한 수수료율 자체도 너무 높습니다. 시중 백화점이 대개 매출 대비 27% 정도 받는데, 휴게소 가게는 이보다 훨씬 높은 40% 이상을 내는 곳이 절반에 가깝거든요. 심지어 51~60%를 내는 곳도 11%나 됐죠. 휴게소 가게가 대부분이 영세 소상공인들인 걸 감안하면 가혹하다고 할 정돕니다. 5천 원 중 2천500원이 자릿값이니 라면이 비쌀 수밖에요. 한 가지 더, 라면 한 그릇에 5천 원이라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도 먹는 라면의 위생이 엉망입니다.
도로공사는 업체들의 위생 안전이나 관리·감독 업무를 '직접' 하지 않습니다. 현재는 업체들한테 다 맡겨놓고 있는데, 그 결과 지난 5년간 위생 규정 위반으로 적발된 건수만 155건이나 됩니다. 높은 수수료를 받고도 제대로 위생을 못 챙기는 건지, 높은 수수료에 짓눌린 업체들이 위생엔 제대로 신경을 못 쓰게 된 건지, 휴게소 외에는 선택권이 없는 고속도로 이용객들만 골탕만 먹는 겁니다.
휴게소 음식은 이제, 일부러 찾아가는 '맛집'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폭리를 취하고 바가지를 씌우는 일이 벌어져서야 될까요. 국민 세금으로 짓는 휴게소가 귀성길 운전자들에겐 휴식을, 배고픈 사람에게는 든든한 한 끼를 해결하는 기분 좋은 장소로 거듭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