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악천후땐 배달주문 자제" 갑론을박

↑ 제13호 태풍 링링의 여파로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상가 간판이 무너졌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7일 제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곳곳에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악천후에는 배달음식 주문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온라인에 올라오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역대 5위급 강풍을 동반한 태풍 링링이 한반도에 상륙한 지난 7일 SNS 및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배달기사의 안전을 위해 배달음식을 시켜 먹지 말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늘은 배달음식 시키면 안 된다. 오토바이 휘청거릴 정도로 바람이 강하다"(ther*******), "동료 시민의 안전과 노동 조건을 생각하자"(Soli********) 등이었다. 배달원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합원들이 찍은 태풍 현장 사진을 공유하며 "오늘 배달시키시는 분은 없겠죠? 오늘 하루 배달시키지도 하지도 맙시다"고 전했다.
이처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배달 주문을 자제해야 한다는 움직임에 일부 누리꾼은 이견을 보였다. "업주들이 각성해야 할 문제인데 왜 소비자한테 강요하나"(Lets*****)라며 음식점 및 배달대행 업체에서 배달 중단 등 대책을 고려해야 할 사항이지 소비자의 주문 자체를 막으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태풍이 불어도 배달기사의 운행을 중단하는 관련법이 없어서 생기는 문제다"(dhen****)며 제도의 미비를 비판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이륜차 음식배달 종사자 보호를 위한 안전가이드라인'을 통해 음식점 사업주 및 배달대행사에 "날씨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운행 시 주의사항·위험요인·감속기준 등을 안내하고 필요 시 운행을 제한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또 계절적·환경적 요인에 따라 배달지역 거리에 제한을 둘 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 규제가 아니라 각 업체의 자율에 맡기다 보니 실효성이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계를 위해 배달을 하는 전문 기사들은 악천후에도 별다른 방도 없이 배달 운행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 수원·용인 지역에서 배달을 하는 20대 중반의 남 모씨는 "날씨가 안 좋을 때는 한눈팔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르니 위험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특정 업체는 배달 요청을 수락하지 않으면 페널티를 받는 경우가 있어 불편하다"며 "배달대행 업체 차원에서 기상 악화로 인한 위험을 막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배달기사로 활동하는 40대 초반 김 모씨는 "다들 목숨 내놓고 배달하고 있다"면서 "기상 조건에 따라 위험수당을 받고 배달 시간을 넉넉하게 보장 받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