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발생한 일가족 4명 사망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이 정확한 사건 경위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전중부경찰서는 오늘(5일) 숨진 가족 4명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일가족 모두의 시신 부검을 의뢰했습니다.
43살의 가장 A 씨는 고층 아파트에서 스스로 뛰어내렸을 가능성이 크지만,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아내와 자녀의 몸에는 외상이 전혀 없어 사인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경찰은 일단 A 씨가 나머지 가족을 살해한 뒤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면서 사건 동기 파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A 씨는 '경제적인 문제로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아내와 자녀가 숨진 집 현관에서는 월 3만7천원인 우유 대금을 6개월 동안 내지 못해 22만2천원이 미납됐음을 보여주는 고지서가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특히 A 씨가 유서에 언급한 '사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업에 실패한 A 씨가 우유대금조차 6개월 밀릴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사채 변제독촉까지 받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경찰은 A 씨가 언제 누구에게 얼마를 빌렸는지, 정식 등록된 대부업체인지, 이자가 법정 한도를 크게 초과하지는 않았는지, 불법 추심은 없었는지 등을 파악 중입니다.
현장에서 확보된 휴대전화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수사와 주변인 탐문 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대부업자의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등을 적용해 처벌할 방침입니다.
A 씨는 어제(4일) 오후 4시쯤 대전시 중구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현장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A 씨 집에 찾아가 보니 그의 30대 아내와 10살 미만 아들·딸도 숨져 있었습니다.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은 없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