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포털사이트 1위에 오른 검색어입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만든 '오늘의 실검' 단어죠.
실검 여론 만들기는 지난달 27일 시작됐습니다. 효과는 즉각적이었죠. 불과 3시간여 만에 '조국 힘내세요'가 실검 1위에 올랐으니까요.
다른 곳도 겨냥했습니다. 언론에는 '한국언론 사망'이라는 메시지를, 국회를 향해선 '법대로 임명', 검찰한텐 '검찰 쿠데타, 야당 원내대표에겐 '사학비리 의혹'이란 문구를 띄워 비판했습니다.
급상승 검색어는 누적 입력량이 아니라 '증가율'로만 순위를 정하기 때문에 뚝딱 여론을 만들 수 있습니다.
평소에 만 건 정도 검색되던 단어가 만 이천 건이 되면 증가율은 20%지만, 딱 한 번 검색된 단어라도 10분 동안 1,000번 이상 검색되면 증가율은 1천%가 돼서 바로 검색어 1위가 되는 거죠.
실검은, 지금까지 여론의 주 관심사처럼 여겨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손쉽게 왜곡, 조작될 수 있는 거라면 이걸 여론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구글만 해도 '실검창' 자체가 없습니다. 검색어와 뉴스를 연동시켜서 광고 수익을 얻는 국내의 운영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지난해 '드루킹 여론 조작' 사건을 겪으면서 국내 포털도, 뉴스 댓글을, 기사를 제공한 언론사가 결정하는 방식으로 바꾼다고 했지만, 아직도 수상한 댓글을 쉽게 볼 수 있는 데다, 이번처럼 자의적으로 나서서 검색이라도 하면 속수무책입니다.
실검 1등은 파급력이 막강하죠.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올라온 뉴스를 보는데다, 평소에 관심이 없다가도 일단 검색어 1위가 되면 주의 깊게 보게 되니까요.
하지만, 이게 조작된 여론이라면 심각한 문젭니다. 여론을 가장한 '민심'이 돼 특정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작은 더욱 기승을 부릴 우려가 크죠. 정부가 실검의 문제점을 수수방관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