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공무원' 남자만 징계 왜?

【 앵커멘트 】
같은 직장에서 불륜이 적발돼 각각 파면과 해임 처분을 받은 남녀 공무원에 대해 법원이 엇갈린 판단을 내렸습니다.
기혼인 남성은 파면 처분이 정당하고, 미혼인 여성은 해임 처분이 부당하다고 봤습니다.
윤길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중앙행정부처에서 일하는 한 기혼 남성 공무원은 같은 사무실의 미혼 여성 공무원과 3년여 동안 불륜관계를 이어왔습니다.

이 사실이 발각돼 두 사람 모두 징계에 부쳐졌고 남성은 파면, 여성은 해임의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파면은 공무원이 받는 가장 높은 수준의 징계이고, 해임은 그다음으로 무거운 징계입니다.

두 사람은 이에 불복해 각각 소송을 냈는데, 법원은 이들에 대해 상반된 판단을 내렸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남성이 소속 부처를 상대로 파면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반대로 여성이 해임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는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남성에게 "가정이 있음에도 여성에게 접근했고, 아내에게 발각되고서도 관계를 지속했다"면서 무거운 징계가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여성에게는 "여러 차례 남성의 제의를 거절했고, 불륜 관계 중에도 수차례 그만 만날 것을 요구했다"며 남성과 책임이 같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여성이 부적절한 관계에도 업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비위행위가 조직의 공직 기강에 미친 영향을 제한적이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