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38·모텔종업원)의 얼굴이 21일 처음으로 공개됐다. 경기북부경찰청이 전날 신상공개심의원회를 열어 장씨의 실명과 얼굴, 나이, 결혼여부(미혼) 등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한 지 하루만이다.
장씨의 얼굴은 이날 일산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있던 장씨가 이른바 '한강 몸통 시신 사건' 수사팀의 조사를 받기 위해 고양경찰서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신상정보 공개 결정에 따라 장씨에게 모자로 얼굴을 가리는 등의 조치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일반에 공개했다. 청색류 반팔티셔츠에 반바지를 입은 장씨는 짧은 머리에 수염이 난 상태였고 앞니 일부가 빠져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시 다투다 빠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씨는 경찰 조사를 위해 이송 되는 과정에서도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장씨는 "반성하느냐"는 질문에 "제가 유치장에서 많이 생각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짓을 했다"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족에게도 "전혀 미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고려시대 문신 김부식의 아들 김돈중이 무신 정중부의 수염을 태운 일로 촉발된 '정중부의 난'을 거론하며 "남들이 봤을 때는 장난으로 수염을 태운 것이지만 당사자한테는 그렇지 않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그는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사건"이라면서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사건"이라는 막말을 쏟았다.
경찰은 장씨를 상대로 확인 진술, 증거관계 등을 조사한 뒤 오는 23일께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장대호는 범죄와 관련해 숨김없이 협조적으로 진술하고 있다"면서 "이전 조사 결과와 비교해 새로운 사실이 없고 크게 다른 것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은 이용표 서울경찰청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피의자 자수 과정 부실대응 논란과 관련해 재발 방지책을 내놨다.
앞서 장씨는 지난 17일 자수하기 위해 서울경찰청 안내실을 찾았지만 당시 당직 근무자는 "인근 종로경찰서로 가보라"며 장씨를 돌려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실 대응 논란이 불거졌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자수신고를 잘못 처리한 경찰관에 대해서는 금일 대기발령 조치했고 향후 징계위원회를 열어 엄중문책 할 예정"이라며 "감독자에 대해서도 조사 후 상응한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당직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양 = 지홍구 기자 / 서울 =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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