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시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공사용 승강기가 추락해 근로자 3명이 숨지는 등 6명의 사상자를 냈다. 사고는 승강기 구조물 해체 작업 도중 벌어졌다. 경찰 등은 이번 사고가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人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8분께 강원 속초시 조양동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15층 높이에서 근로자 4명이 탑승한 공사용 승강기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승강기에 탑승했던 A(38)씨와 B(35)씨, C(35)씨 등 3명이 숨지고 D(23)씨가 다발성 골절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사고 현장 지상에서 작업 중이던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 2명이 가벼운 찰과상으로 병원에 후송됐다.
지상에는 사상자 말고도 다른 근로자들이 작업 중이었으나 간발의 차이로 피해를 모면했다. 한 근로자는 "갑자기 위에서 '악' 하는 소리와 함게 승강기가 추락했다"며 "엉겁결에 옆으로 뛰어 부상을 면했다"고 사고 순간을 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구조 인력 30여명과 장비 10여대를 투입해 40여분만인 오전 9시9분께 승강기 탑승 근로자 등 사상자에 대한 인명 구조작업을 마쳤다.
해당 아파트는 지상 31층 232세대 규모로, 지난 2017년 1월 11일 착공해 올 12월 준공을 앞두고 사고가 났다.
사상자들은 건물 외벽에 설치된 승강기를 타고 한 층씩 차례로 내려오며 승강기를 지탱하는 구조물을 해체하던 중 추락했다. 추락한 승강기는 아파트 공사 현장 외벽에 설치된 2기 중 하나다. 당초 공사 현장에는 모두 4기의 승강기가 설치돼 있었으며 최근 해체 작업을 통해 2기는 철거된 상태였다. 승강기 설치·해체는 아파트 시공사의 하도급 업체가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를 놓고 안전관리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강원도내 한 설비건설업계 관계자는 "외벽에 고정돼 있던 구조물(레일)을 상부에서부터 철거하는 과정에서 리프트 위치가 부적절해 하중을 견디지 못했거나, 구조물이 제대로 고정돼 있지 않아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견해를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중량물인 경우 타워 크레인을 이용해 외부에서 철거 작업을 진행하는 게 보다 안전하다"며 "리프트를 이용해 직접 철거할 경우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결국 안전불감증이 부른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찰도 부실한 안전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승강기의 중량을 초과한 철거 구조물을 실어 나르다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
[속초 = 이상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