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한 주진우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검사가 사의를 밝혔습니다.
오늘(1일) 검찰에 따르면 주 부장검사는 이날 대검과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하고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를 통해 사직인사를 했습니다.
주 부장검사는 전날 오후 발표된 중간간부 정기인사에서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으로 전보 조치됐습니다. 안동지청은 검사 5명이 근무하는 소규모 지청입니다.
검찰 안팎에서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 등 수도권 검찰청 인지수사 부서장으로 발령나던 전임자들 사례에 비춰보면 사실상 좌천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장검사는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의 폭로로 촉발된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를 맡아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그는 내부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면서도 "'정도를 걷고 원칙에 충실하면 결국 저의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 '능력과 실적, 조직 내 신망에 따라 인사가 이루어진다는 신뢰', '검사로서의 명예와 자긍심'이 엷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에 대해서는 "수많은 법리 검토와 토의, 이견의 조율을 거쳤고, 의견이 계속 충돌할 때는 검찰총장의 정당한 지휘권 행사를 통해 결론을 냈다"며 "수사 결과는 여러모로 부족했지만, 검찰 내의 '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통해 수사를 이끌고 가 '지휘라인과 수사팀 모두가 동의하는 결론을 냈다'는 점에서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 파견 근무 경력이 있는 주 부장검사는 현 정부를 겨냥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받은 오해에 대해서도 해명했습니다.
주 부장검사는 "저는 정치색이 전혀 없는 평범한 검사다. 아는 정치인도 없고, 그 흔한 고교 동문 선배 정치인도 한 명 없다"며 "정치적 언동을 한 적도 없고 검찰국에서 발령을 내 어쩔 수 없이 청와대에서 근무를 한 적이 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환경부 사건'을 수사함과 동시에 '세월호 특위 조사방해 사건'의 공소유지를 전담하였고, 일이 주어지면 검사로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동일한 강도와 절차로, 같은 기준에 따라 수사와 처분을 할 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지켜질 수 있다고 믿고 소신껏 수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환경부
한찬식 서울동부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취임하기 전 사직했습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주임검사인 이지형 부부장검사는 전주지검 남원지청장으로 부임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