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형편이 좋은 학생만을 골라 돈을 빼앗는 속칭 '호구 잡이'를 하려던 10대 자퇴생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오늘(18일) 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고등학교 2학년을 중퇴한 16살 이 모 군 등 3명은 지난달 중순쯤 같은 중학교에 다녔던 후배인 14살 A 군 집 앞으로 찾아갔습니다.
이들은 부모님의 면허증으로 빌린 렌터카를 몰고 가 "잠깐 드라이브를 하고 오자"며 A 군을 끌어냈습니다.
A 군은 거절했지만, 이들은 "너를 만나러 일부러 왔는데 그 정도도 못 해주느냐"며 "잠깐만 나와보라"고 종용했습니다.
마지못해 집에서 나온 A 군은 이들과 함께 차를 타고 집 근처를 돌아다녔습니다.
드라이브하던 이들은 뜬금없이 A 군에게 금목걸이가 든 작은 가방을 맡겨놓고 잠깐 보관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미리 준비한 가짜 목걸이였습니다.
10여분간 드라이브를 하던 이들은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편의점 앞에 차를 세워 A 군에게 껌 하나를 사 오라고 시킨 뒤 가짜 목걸이를 다른 곳에 숨겨놓고 A 군이 훔쳐 갔다며 윽박지르기 시작했다.
1시간 30여분 동안 A 군을 차에 태우고 돌아다니며 "200만원 상당의 목걸이를 보상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군 등은 이미 A 군의 집안 형편이 넉넉하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차에 있던 휴대용 쇠망치를 꺼내 들며 "한 대에 10만원씩 20대를 맞을래, 돈으로 보상할래"라고 협박했습니다.
겁을 먹은 A 군은 돈으로 보상하겠다는 약속을 한 뒤 풀려났습니다.
집으로 돌아간 A 군은 부모님에게 "선배에게 목걸이를 빌렸다가 잃어버려 돈을 물어줘야 한다"고 거짓말했습니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A 군의 부모는 아이를 설득해 자초지종을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 군 등을 차례로 붙잡아 이러한 범행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 군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은 이미 보호관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이들을 공갈미수와 감금, 무면허 운전 혐의로 입건하고 여죄 등을 조사 중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