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가 있는 아들을 일명 '코피노'라 불리는 혼혈아로 둔갑시켜 필리핀에 버리고 온 비정한 부모가 4년 만에 붙잡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아이는 한쪽 눈까지 잃은 상태로 돌아왔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8월 국민신문고에는 '필리핀에 버려진 한국 아이'라는 제목의 비공개 사연이 올라왔습니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아동 유기 사건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조사 결과 아이는 9살이던 지난 2014년 필리핀의 한 선교사에게 맡겨져 고아원을 전전해왔습니다.
당시 아이의 아빠는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낳은 '코피노'라며 연락처도 남기지 않고 양육비만 주고 떠났습니다.
▶ 인터뷰 : 윤경원 / 부산지방검찰청 부장검사
- "아이의 이름을 개명하고, 바뀐 여권을 가져가서 여권도 회수하고, 심지어 필리핀 여성과 낳은 '코피노'라고 둔갑시켜서…."
4년 만에 붙잡힌 아이의 아빠는 부산에 사는 한의사였고, 엄마도 한국인이었습니다.
이역만리 필리핀에 홀로 버려진 아이는 정신장애가 악화하고, 왼쪽 눈까지 실명된 상태로 돌아왔습니다.
14살이 된 아이는 "아빠가 또 버릴 거라며 집으로 보내지 마라"고 애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이들 부부가 국내 사찰 등에 두 차례 아이를 유기하려던 정황을 추가로 포착했습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검찰은 아동 유기와 방임 혐의로 아이의 아빠를 구속하고, 엄마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