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에 타고 장판 밑서 썩고…폐기 손상화폐 상반기만 3억5000만장

↑ 전자레인지 작동으로 인해 훼손된 화폐.[사진 제공: 한국은행]

#엄모 씨는 치매를 앓고 있는 가족이 화폐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작동시켜 훼손된 은행권 620만원을 교환했다. 장모 씨의 경우 돈을 창고에 보관하던 중 습기 등으로 인해 부패한 은행권 1억1780만원을 교환했다. 권모 씨는 아들 결혼자금을 세탁기 밑에 보관하던 중 물에 젖어 훼손된 은행권 1264만원을 교환했다.
올해 상반기 중 국민들이 한국은행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교환한 손상화폐는 36억2000만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5억8000억원(18.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2019년 상반기 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규모' 자료를 통해 이런 사유 등으로 교환돼 폐기한 손상화폐가 3억5000만장에 이르고, 금액 기준 2조2724억원 규모라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대비 4000만장(12.2%) 증가한 것이다.
잘못된 보관 방법이나 실수로 인한 손상으로 폐기된 화폐는 은행권이 3억3000장(2조2712억원), 주화가 1억3400만개(12억원)를 차지했으며, 폐기된 은행권 중에는 만원권이 53.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주화 중에는 10원화가 44.9%로 가장 많았다.
국민들이 한은에서 교환한 손상은행권은 12억9000만원(2668건)으로 전기 대비 2000억원(1.9%) 증가했다.
주요 손상사유로는 장판 밑 눌림,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방법에 의한 경우가 5억8000만원(1054건, 교환액의 39.5%), 불에 탄 경우가 4억8000만원(572건, 21.4%), 세탁 또는 세단기 투입 등의 취급상 부주의가 2억3000만원(1,042건, 39.1%)이었다.
한은은 화재 등으로 은행권의 일부 또는 전부가 훼손,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 원래 면적과 비교해서 남아있는 면적이 4분의3 이상이면 액면금액 전액을, 5분의2 이상 4분의3 미만이면 액면금액의 반액을 새 돈으로 교환해 주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특히, 불에 탄 은행권은 붙어 있는 재 부분까지 남아 있는 면적으로 인정하므로 불에 탄 은행권을 교환할 때는 불에 탄 상태 그대로 원래의 모습이 최대한 유지될 수 있도록 재를 털어 내거나 쓸어내지 말고 상자나 용기에 담아 운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