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납품하는 붙박이 가구에 친환경자재인 E0 등급의 목재를 쓰기로 해놓고 실제론 등급이 더 낮은 등급의 자재를 섞어 쓴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경찰은 해당 가구업체가 가구 도면과 다른 자재를 썼다는 고발장을 접수하고 관련 사실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배준우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17년 입주를 마친 1,000세대 규모의 경남의 한 아파트 붙박이 가구 도면입니다.
건강친화형 주택을 표방한 만큼, 친환경급인 E0 등급의 목재가 쓰이게 돼 있습니다.
이는 아파트 시공업체와 붙박이 가구를 공급하는 한 중견 가구업체 간 계약으로 명시된 사항입니다.
하지만, 해당 가구업체로부터 하청을 받아 직접 붙박이 가구를 제작한 업체는 실제론 E0 등급 목재를 아주 일부분만 썼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가구 제작 하청업체 관계자
- "(가구) 문에만 E0를 쓴 거죠, 걔네들이. 80%는 부정을 한 거죠, 말하자면. 잘못된 자재를 쓴 거죠."
실제 MBN이 입수한 아파트 가구업체와 하청업체간 거래명세서를 보면 사용된 목재 9만 7천여 장 중 친환경 등급인 E0 목재는 4천여 장에 불과했습니다.
4% 수준에 불과한 겁니다.
취재진이 직접 해당 아파트 목재의 등급을 확인하기 위해 가구 일부를 시료로 채취해 실험을 맡겼습니다.
E0 등급이 되려면 포름알데히드 성분이 0.5mg/L 이하여야 하는데 결과는 E1 등급에 해당되는 최대 1.4mg/L로 나왔습니다.
E0 목재를 쓰겠다고 하면서 낮은 등급인 E1 목재를 쓴 이유에 대해 해당 가구업체에 물었더니 시공 당시엔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해당 가구업체 관계자
- "나중에 알게 됐고…. 가지고 계신 자료에 E1이라고 들어가 있지 않습니까. 관리감독의 책임에서까지 얘기한다면 그 말씀은 맞죠."
취재진은 해당 가구업체가 납품한 경기도의 다른 아파트 2곳에서도 의심이 가는 붙박이 가구 목재 시료를 채취해 실험을 맡겼더니 이번에도 E1에 해당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들 아파트도 당초 친환경 등급인 E0 목재만 쓰겠다고 시공사와 계약했던 곳들입니다.
하지만, 해당 가구업체는 이에 대해서도 실험을 맡긴 가구 시료를 입수한 경로에 의문을 제기하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 스탠딩 : 배준우 / 기자
- "계약서와 다른 가구 자재를 사용했다는 고발장을 접수한 경기 부천원미경찰서는 관련 사실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배준우입니다."
[ wook21@mbn.co.kr ]
영상취재 : 김석호·문진웅·김준모·한영광·유용규 기자, 김광원VJ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