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여성전문병원으로 이름을 날렸던 제일병원의 이사장 등 3명이 10억대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들은 직원들의 국민연금 보험료 등을 빼돌려 병원 운영비 등에 사용했는데, 황당하게도 직원들은 보험료를 연체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김순철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6월, 서울 제일병원의 직원 A 씨는 병원 측이 국민연금 보험료를 체납했다는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두달 전인 4월에 36만 원을 안 냈다는 겁니다.
깜짝 놀란 A 씨가 급여명세서를 확인했지만 공제내역에는 버젓이 국민연금 보험료가 있었습니다.
▶ 인터뷰(☎) : A 씨 / 제일병원 직원
- "제 월급 명세서에는 다 정상적으로 됐는데 그걸 다 체납을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 분노스럽죠."
현행법상 4대 보험료 가운데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 보험료는 회사와 근로자가 각각 절반씩 부담합니다.
회사는 근로자 월급에서 보험료를 미리 떼 대신 납부하는데, 제일병원 측이 이 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은 이 모 이사장 등 3명을 지난 5월 31일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직원 7백여 명의 보험료 12억 원을 병원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황당하게도 직원 월급을 보험료로 돌려막기 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MBN 취재진은 이 이사장에게 해명을 요청했지만 답변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제일병원 이사장
- "네, 됐습니다.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현재 폐업 위기에 내몰린 제일병원은 직원 수도 5분의 1로 줄어 2백여 명만 남은 상태입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