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수 플리토 대표 |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이정수(사진·39) 플리토 대표는 "인공지능(AI)의 시대가 오면서 음성인식, 동시번역 등 언어기반 서비스 시장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지만 핵심 키(Key)는 빅데이터를 얼마나 보유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면서 "전 세계 25개국 언어 데이터를 보유하고 1000만명이 넘는 유저를 확보한 언어 데이터 기업은 국내 플리토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플리토는 AI를 활용해 언어 데이터를 생산·판매하는 것으로 주 수익원을 올린다. 이 대표가 대학 시절 처음 구상한 언어 번역 모델이 SK텔레콤 사내벤처프로그램에서 현재 강동한(CTO), 김진구(CSO) 이사 등을 만나 지금의 플리토로 재탄생됐다. 2009년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국내 유명 인사나 연예인의 트위터 글을 다양한 언어로 실시간 번역 제공하면서 언어 데이터를 쌓아온 기간만 10여년이다.
이 대표는 "현재까지 누적된 언어 데이터 양만 해도 1억2000만개"라며 "플리토만의 분류·저장 구축 시스템에 따라 막대한 빅데이터가 메타데이터, 주제별로 확보해 고객의 수요에 따라 맞춤형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만의 강점"이라고 자신했다.
↑ 플리토가 제공하는 실시간 언어 빅테이터 생산 과정 |
글로벌 1033만명 이용자의 집단지성을 활용한 이 언어 데이터 서비스의 잠재력을 가장 먼저 눈여겨본 것은 해외 유수의 업체들이다. 지난 2017년 일본의 NTT도코모와의 계약을 시작으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중국 텐센트와 바이두, 샤오미 등 AI 시장에 관심이 높은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이어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네이버, 카카오 등과 사업 계약을 따내면서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고객사를 확보했다.
다만 그동안 부진했던 성과 지표로 인해 기업공개(IPO)를 앞둔 플리토에 일부 시장 투자자들의 실적 우려감 쏟아지기도 한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35억원에 영업적자 17억원을 냈다. 매년 영업 적자가 발생하지만 독창적인 사업 모델과 시장 지배력을 인정받아 그동안 성과가 아닌 잠재 가능성을 높게 사는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 방식을 택했다. 코스닥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은 기술력 평가가 어려운 기업의 상장 활성화를 위해 사업성장 항목을 평가한다. 시장매력도, 사업모델의 타당성과 경쟁우위, 사업경쟁력 등이 주 평가 요소다.
이 대표는 "올해를 기점으로 플리토의 실적 성과는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이미 올 상반기에 전년도 매출 수준을 달성했고, 하반기 이어질 신규 계약들을 고려하면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3개국 순방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통령 해외 순방에 스타트업 관계자가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문 대통령을 포함, 김정숙 여사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함께 한 자리에서 직접 플리토의 번역 서비스를 시연하면서 남다른 관심이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 강국으로 알려진 핀란드 스타트업 서밋에 참가하고 최근 핀란드어를 최근에 추가해 AI 강국으로 떠오르는 북유럽 시장 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던 기회"였다며 "언어는 국가를 막론하고 수요가 발생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은 더욱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플리토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할 자금은 글로벌 사업 확대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과 중국에 있는 플리토 해외지사를 오는 2020
한편, 플리토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9000~2만3000원으로, 다음 달 1~2일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을 거친 후 8~9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