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부흥을 꿈꾸는 독일과 스웨덴 같은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인 인도 등에서도 세계적인 기술을 갖고 있는 우리 인재들을 앞다퉈 데려가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은 국가 정책을 통해서까지 인재를 확보하고 있죠.
이런 나라들이 인재를 영입하는 이유는, 사람이 오면 기술도 따라 오기 때문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기술 유출이나 다름없는 건데, 기업도 이를 막기에 역부족이고 정부 정책도 딱히 보이지 않습니다.
원자력 분야는 더 합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후 일자리 자체가 줄고 또 사라지니, 인재들은 일자리를 찾아 경쟁 국가에 취업을 하고 있거든요. 수십 년간 쌓은 원전기술도 함께 넘어가는 겁니다. 국내 민간여객기 조종사도 마찬가지. 국내 항공사에서 해외 민항사로 자리를 옮긴 조종사는 2017년 145명으로, 3년 새 500%나 급증했습니다.
이밖에도, 게임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심지어 취업준비생인 청년들까지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떠나고 있습니다. 꿈을 찾아 떠나면 그나마 다행이련만 그 이면에 열악한 노동 조건과 낮은 임금, 능력과 무관하게 밀려 나가야 하는 조직문화, 성과를 낸 만큼 받지 못하는 초라한 보상, 이런 것들이 숨어있으니 문제지요. 이런 상황에 '4차 산업혁명'을 외쳐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패망 이후 수많은 기술자들이 '보트피플'로까지 불리며 해외로 망명했고, 사람을 잃은 뒤 결국 경제적 퇴보를 겪었던 베트남의 교훈을 곱씹어야 할 시점입니다. 인재들이 떠나는 나라에서 어떻게 '기술 강국', '경제 강국'을 바라볼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