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년은 우울하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를 지나 내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5포 세대'가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대 우울증 환자는 2014년 4만 9848명에서 지난해 9만 8434명으로 최근 5년간 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정신과를 방문하거나 심리상담을 받기는 결코 쉽지 않다. 상담치료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여전히 남아있는데다, 경제적으로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일반 대면상담의 경우 1회당 비용이 평균 5만~10만원에 육박한다. 많은 이들이 자신을 돌아볼 여유조차 가지지 못하는 이유다.
이에 같은 학교에서 상담학을 전공한 친구 사이인 김유진, 박소현, 김정민 씨는 '상담'이 사람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는 것처럼, 마음이 아프면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털어놓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꾼 것. 세 사람은 '폴마인드(For mind)'팀을 구성해 책을 통해 심리상담을 할 수 있는 '마음 학습지' 펀딩을 계획했다. 어렸을 적 습관적으로 풀던 구몬 학습지처럼 쉽게 '어른이들'의 마음에 다가가고자 했다. 6주 차 학습지와 자신에게 보내는 엽서, 스티커 등으로 구성된 패키지 가격이 3만 6000원. 대면상담에 비해 저렴해 경제적 부담도 적다. 프로젝트는 마감 15일을 남긴 20일 후원자 603명, 금액 2600만원을 달성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 스토리텔링부터 상담자의 이야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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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학습지'는 독자가 활동지에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은 뒤 상담자가 말을 건네는 형식으로 실제 상담을 하는 느낌을 줬다. [사진 출처 = 폴마인드 제공] |
마음 학습지는 학습자의 이야기만 담지 않는다. 활동지에 마음을 털어놓은 뒤 장을 넘기면 상담자가 말을 건네 마치 실제 상담을 하는 듯한 효과를 줬다. 자칫 혼자 글을 쓰고 끝내는 허무한 기분이 들지 않도록 한 것. '내'가 경험한 사랑만큼 하트를 채우고 내용을 작성하면, 그 뒷면에 '사랑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당신에게'라는 제목의 글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나'를 위로하는 식이다. 이렇게 학습자와 상담자는 책을 통해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폴마인드 관계자는 "즉각적인 대화로 이루어지는 대면상담과는 달리 마음 학습지는 조용한 곳에서 혼자 글을 쓰거나 읽으며 진행되기 때문에 더욱 깊이 있는 자기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이 내킬 때 질문에 대한 답을 쓰고, 상담가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것이 마음 학습지의 특별한 점이다.
◆ "마음 학습지, '보통'의 사람을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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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마인드는 앞으로도 상담을 어려워하는 '어른이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만들 예정이다. [사진 출처 = 폴마인드 제공] |
폴마인드는 "더 이상 긴 치료를 필요로 할 정도로 깊은 상처를 입은 어른들이 뒤늦게 상담사를 찾아오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학습지를 통해 마음의 병이 심각
[디지털뉴스국 최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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