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 자격을 만 20세 이상으로 제한한 현행법이 위헌 심판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수원지법 형사15부(송승용 부장판사)는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16조중 '만 20세 이상' 부분의 위헌 여부에 관한 심판을 제청했다고 오늘(19일) 밝혔습니다.
해당 법률 조항은 '배심원은 만 20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 이 법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선정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18세 내지 19세가 되면 선거권을 가지고, 병역의 의무, 근로의 의무 등을 부담하기 때문에 국민참여재판에 있어서 배심원으로 선정될 자격도 이에 상응하게 규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제청 취지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일반 국민은 국민참여재판법 제정 이전까지는 소송의 당사자 등 사법권의 객체이거나 대상이었을 뿐, 사법권을 행사하는 주체적인 지위에 서지 못했다"며 "(법 제정 이후) 배심원으로 선정되면서 비로소 간접적이나마 사법권을 주체적, 능동적으로 행사하는 권리를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권리는 선거권과 함께 참여민주주의를 완성하는 핵심 권리이자 요체"라며 "배심원자격 중 연령 요건은 선거권 연령과 동일한 관점에서 접근, 규정돼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병역법이나 근로기준법 등 다른 법령에서도 18세 이상 국민은 국가와 사회의 형성에 참여할 수 있는 정신적 육체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인정하고 있다"며 "국민의 권리·의무 등 규정에 의하면 배심원자격도 이에 상응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민법, 소년법 등이 성년기와 소년에 대한 규정을 각각 만 20세에서 19세로 낮춘 점, 해외 여러 나라가 배심원자격을 18세 이상으로 규정한 점 등을 근거로 들어 해당 법률 조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해당 법률 조항은 만 20세 미만의 국민이 국민참여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 위헌적인 조항"
한편 수원지법 형사15부는 지난해 10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60대 교사가 국민참여재판을 원한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법률 검토를 하던 중에 문제점을 발견, 위헌 여부에 관한 심판을 제청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