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부산의 한 수영장에서 사고를 당해 뇌사판정을 받은 초등학생이 또래 3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짧지만 값진 생을 마감했습니다.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는 12살 막내아들은 밝은 성격에 운동을 좋아했던 아이였습니다.
그러던 아들이 지난 2월 부산의 한 호텔 수영장에서 사고를 당해 뇌사판정을 받았습니다.
수영장 철제 계단에 팔이 끼어 있었지만, 안전요원조차 알아채지 못했고, 뒤늦게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습니다.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100일을 넘게 기다렸지만, 아들은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애끊는 심정을 뒤로하고, 가족들은 아들의 장기로 다른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주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고 이기백 군 어머니
- "그냥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됐다는 것보다는 의미 있는 생명이었던 것 같아서 훌륭한 일을 하고 갈 수 있게 돼서 자랑스럽고…."
기백이의 장기는 또래 3명에게 이식됐습니다.
▶ 인터뷰(☎) : 고 이기백 군 어머니
- "기백이가 있어서 엄마가 너무 행복했고, 엄마를 많이 사랑해주고, 아빠하고 누나한테도 너무 잘해주고 그래서 너무 고맙고, 너무 행복하고…."
못다 핀 꿈을 접은 채 천사가 된 12살 이기백 군이 나눠 준 생명으로 또래 3명이 새 삶을 얻었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