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징역형을 선고 받고 갑자기 사라진 범죄자는 4년 만에 검찰에 검거됐습니다. 4년 동안 그가 숨어 지낸 곳은 바로 자기 집 침대의 매트리스 안이었죠. 그 안에 비집고 들어가서 생활하며 수사당국의 눈을 피했던 겁니다. 검찰이 두 눈으로 보고도 무려 6년간 못 잡은 범죄자도 있습니다. 도주 후에 경찰이 알아볼 수 없게 바로 성형수술을 했거든요.
법무부에 따르면 징역, 금고, 구류형을 선고받았는데 법정구속이 안 되고, 그래서 일단 도망쳐 수배가 되는 사람들, 이른바 '자유형 미집행자'는 5년 새 46%나 늘었습니다. 죗값을 치루기 전에 일단 도망부터 치는 거죠.
왜냐고요. 우리 법에는 형에도 소멸시효가 있거든요. 공소시효처럼요. 예를 들어 징역 6개월을 확정받은 피고인이 형이 집행되기 전에 도주해, 한 5년 동안 숨어서 잡히지 않는다면? 형의 시효가 완성돼 처벌이 면제되는 겁니다. 중대 범죄가 아니면 출국 금지도 잘 이뤄지지 않아 해외로도 도망을 갑니다. 일단 해외로 도피하면 범죄자의 추적은 어려워지죠. 그래선지 해외로 도망간 자유형 미집행자 수도 최근 몇 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죄를 지었을 때 처벌을 피해 간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사회 지도층이나 특권층이 그랬죠.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도망자'를 만드는 건 아닐까요?
하지만 '성공한 범죄'란 없습니다. 영원한 도주도 없고요.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도망만 잘 치면 가해자도 당당하게 살 수 있다? 그런 사회에서 누가 법을 지키고 또 누가 벌을 받으려 하겠습니까. 지금이라도 당국이, 가혹한 처벌보다는 확실한 처벌에 더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