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ATM 자동인출기로 통장에서 돈을 찾을 때 시간차를 두는 '지연인출제도'가 도입됐죠.
그런데 이 지연인출 제도를 피해갈 수 있는 가상계좌까지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더욱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정수정 기자입니다.
【 기자 】
책상과 의자만 놓인 널찍한 사무실,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 콜센터입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중국 옌지와 칭다오, 친황다오 등 3개 지역에서 이런 콜센터를 차려놓고 전화를 걸어 검찰과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접수돼서…."
"아, 제 개인 정보가요?"
"물건 잃어버리셨어요? 본인 거?"
"지갑을 잃어버리긴 했는데, 한 달 전에…."
이들 일당이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벌어들인 범죄 수익만 13억 원이 넘습니다.
피해자들에게 받은 현금을 중국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대포통장뿐만 아니라 '가상계좌'까지 동원했습니다.
통장이 없어도 계좌번호가 일회성으로 부여되는 '가상계좌'는 100만 원 이상 입금할 때 30분 동안 인출을 늦추는 '지연인출제도'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 인터뷰 : 안영길 / 서울 강북경찰서 강력팀장
- "(가상계좌가) 보이스피싱 입금 계좌로 사용이 됐습니다. 가상계좌는 업체서 관리하는 계좌로 금융당국의 법적인 효력이 미치는 제도가 시급히 마련돼야…."
보이스피싱 조직의 콜센터 상담원들은 고수익 아르바이트가 있다는 광고에 속은 한국인이었습니다.
한순간에 "조선족에 충성하라"는 행동강령까지 갖춘 범죄 조직원이 된 겁니다.
▶ 인터뷰(☎) : 전 보이스피싱 조직원
- "(고액 알바에) 절대로 속지 말고 중국의 고액 아르바이트는 모두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하면…."
경찰은 범죄조직원 46명을 무더기 검거하고 아직 검거하지 못한 이들에 대해서도 인터폴과 협조해 추적 중입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 suall@mbn.co.kr ]
영상취재 : 김근목 VJ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