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전직 사법부 수장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자신의 첫 재판에 나왔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모두발언을 이용해 검찰 수사결과가 근거없는 한 편의 소설 같다며 무려 25분간 작심한 듯 비판했습니다.
정태웅 기자입니다.
【 기자 】
수의 대신 검정 양복에 노타이 차림으로 첫 재판에 출석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직업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는 "직업이 없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모두발언 기회가 주어지자 25분간 작심발언을 쏟아냈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가 담긴 공소장을 가리켜 "어느 소설가가 미숙한 법률자문을 받아 한 편의 소설을 쓴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라고 폄하했습니다.
검찰 수사를 용두사미에 비유해 "용은 커녕 뱀도 제대로 그리지 못했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또 "대한민국이 법의 지배가 이뤄지는 나라가 될 것이냐, 아니면 무소불위의 검찰 공화국이 될 것이냐는 이번 재판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며 은근히 법원을 압박했습니다.
피고인으로 함께 출석한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 역시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양 전 원장과 두 전직 대법관을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각종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 스탠딩 : 정태웅 / 기자
- "양 전 원장의 원색적 작심발언을 두고 검찰이 비판 아닌 모욕 수준의 언사라고 되받아치면서, 첫 재판부터 향후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습니다."
MBN뉴스 정태웅입니다. [bigbear@mbn.co.kr]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