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성추행범으로 몰려" 논란…실제 영상 보니

【 앵커멘트 】
한의사인 동생이 성추행범으로 몰려 징역 6월의 판결을 받고 억울하게 구속됐다는 글과 영상이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개돼 논란입니다.
3일 만에 6만 명이 동의했지만, 사법부가 판단해야 할 내용을 국민청원의 소재로 올리는 게 맞느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배준우 기자입니다.


【 기자 】
자신의 동생이 1년 전, 출근길 지하철에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몰려 억울하게 구속됐다는 게시글입니다.

게시자인 형 김 모 씨는 당시 경찰의 증거 영상을 반박하는 영상도 공개했습니다.

김 씨는 피해여성의 팔에 동생의 팔이 닿거나 여성의 겨드랑이 뒤쪽에 동생의 손이 닿은 건,

경찰이 동생을 피해여성 쪽으로 밀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8분 동안 만지고 있었다면 아무 때나 그냥 찍으면 되지. 왜 출발할 때부터 밀면서 촬영하나요."

경찰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철도특별사법경찰대 관계자
- "표적 수사나 동영상 조작 주장 관련해선 전혀 사실이 아니고요. 정당하게 법과 원칙에 위배되는 사실 없이 …."

경찰은 당시 동생이 휴대전화를 쥔 손을 여성의 오른쪽 겨드랑이 밑에 대고 있고,

지하철에서 내리기 직전 새끼손가락이 여성의 겨드랑이 앞쪽에 닿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증거자료로 제출했었습니다.

피해 여성은 당시 경찰 조사에서 접촉한 부위가 겨드랑이와 가슴으로 이어지는 곳이라 신경이 쓰였고,

불편해서 몇 번씩 남성을 쳐다봤지만 그대로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재판을 맡았던 법원은 즉각 판결문을 공개했습니다.

피의자가 재판 당시 범행 사실을 인정한데다 성폭력범죄로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 등을 고려해 징역 6월을 선고한 1심 판단이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씨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엔 3일 만에 6만여 명이 동의하는 등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방적 의견을 담기 쉬운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법적 판단 대상을 소재로 올리는 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MBN뉴스 배준우입니다.
[ wook21@mbn.co.kr ]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