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경기도 한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트렁크에서 구타를 당한 채 숨진 남성이 발견돼 경찰이 용의자를 쫓고 있는데요.
이 용의자가 폭력조직 부두목으로 알려지면서 사건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사회부 김지영 기자와 이 뉴스 추적해 보겠습니다.
【 질문 1 】
김 기자, 현재 공범들은 잡았는데 정작 주범인 조 모 씨의 행방은 묘연하다고요?
【 기자 】
네, 50대 부동산업자 박 씨를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공범 세 명은 경찰에 붙잡힌 상태입니다.
하지만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60대 조 씨는여전히 행방이 묘연합니다.
경찰은 일단 지난 23일 주범 조 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추적 중입니다.
조 씨가 폭력조직 '국제PJ파' 부두목으로 알려진 가운데 과거 건설사 회장에 테러를 가하거나 다른 조직원을 납치·감금·폭행한 혐의로 교도소 수감 전력이 있는 만큼 경찰은 조 씨가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질문 2 】
공범이 교도소 동기다, 암환자다, 여러 얘기가 들리는데 이들은 어떻게 만난 건가요?
【 기자 】
일단 공범으로 경찰에 붙잡힌 60대의 김 씨와 홍 씨는 주범 조 씨와 10년 이상 알고 지낸 사이로 알려졌는데요.
교도소에서 수감 중 만나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공범 두 사람이 암환자로 조 씨가 돈을 주고 책임을 떠넘기려 했다는 얘기도 나왔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번 사건의 또 다른 공범은 50대인 조 씨의 동생입니다.
【 질문 3 】
공범들 나이가 다들 많은 편인데요. 국제PJ파가 만들어진 지 오래돼서 조직원들 나이가 많은 건가요?
【 기자 】
네, 조직원들 모두의 나이를 파악하는 건 쉽지만 말씀하신 대로 폭력조직 국제PJ파는 1980년대 광주 지역을 중심으로 결성된 오래된 조직입니다.
주 활동 무대였던 '국제다방'과 'PJ음악감상실'의 앞글자를 따서 '국제PJ파'라는 이름을 만들었는데요.
유흥업 등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해 조직을 키웠고 여기서 확보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활동범위를 서울까지 넓히며 전국구 조직이 됐습니다.
【 질문 4 】
과거 테러 사건 등으로 유명하던데, 지금도 이 조직이 활동하고 있나요?
【 기자 】
네,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것처럼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사실 1995년 방영된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나온 폭력조직이 바로 이 국제PJ파를 모델로 했다고 알려졌습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서전을 통해 이 조직의 두목 여운환 씨가 자신에게 일명 '사시미 테러'를 벌였다고 자서전을 통해 밝힌 바 있죠.
광주지검 검사로 재직하던 1991년 지역 조폭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바로 이 국제PJ파의 두목 여운환 씨가 집에 수차례 사시미 칼을 보내 협박했다는 내용입니다.
여 씨는 두목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는데요, 이듬해 홍 전 대표에게 기소돼 재판을 받은 여 씨는 두목 혐의는 벗었지만 자금책 역할을 한 간부였다는 사실이 인정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1990년 당시 30대 초반 나이로 국제PJ파 부두목 자리에 오른 조 씨가 사실상 30년 가까이 이 조직을 이끄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 질문 5 】
이야기가 나온 김에 조직폭력배 세계도 궁금한데요. 지금 조폭들은 어떻게 조직을 유지하나요?
【 기자 】
폭력조직의 돈벌이 수단 하면 단순 술장사나 사채업 등을 많이 떠올릴 텐데요.
요즘 폭력조직은 주로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도박장에서 이른바 도박꾼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환치기, 부동산 개발에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한다는 게 조폭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 관계자들의 이야기입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도 조 씨가 부동산업자 박 씨에게 거액을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자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이들 관계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영화에서나 볼 법한 조직폭력배 사건이 현실에서도 벌어져 충격입니다. 영화 속 사건이 더는 현실이 되지 않도록 신속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MBN뉴스 김지영입니다. [gutjy@mbn.co.kr]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