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 주민센터와 보건소, 파출소까지 잘만 갖춰져 있는데, 매일 천리 길을 가야만 하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북쪽은 경기도로, 남쪽은 서울시로 행정구역이 나눠진 한 아파트 단지 얘기입니다.
손하늘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검진을 받기 위해 의정부의 관할 보건소를 찾는 할아버지가 아파트 단지를 나섭니다.
노원구 보건소가 지척에 있지만, 전철을 탄 뒤 또 갈아타고 내려서 다시 걸어가니 비로소 관할 보건소가 보입니다
▶ 인터뷰 : 강신문 / 아파트 2단지 주민(경기 의정부시)
- "계단을 오르니까 무릎도 아파도, 어쨌든 보건소를 가야 하잖아요. 달달이 가서 약도 타 오고."
▶ 스탠딩 : 손하늘 / 기자
- "마을버스 한 번이면 가는 동네 보건소를 두고 의정부시 보건소까지 오는데 46분이나 걸렸습니다."
이런 촌극이 벌어지는 건, 같은 아파트지만 단지에 따라 경기 의정부시와 서울 노원구로 나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출입구는 노원구쪽 한 곳에만 있는데도 정작 행정구역이 달라, 코앞에 있는 시설조차 이용하지 못하는 겁니다.
▶ 인터뷰 : 박지영 / 아파트 2단지 주민(경기 의정부시)
- "(노원구 주민센터가) 걸어서 7~8분 정도밖에 안 걸리거든요. 인감증명 재발급 이런 건 되지가 않아요."
매일 아침 초등학교까지 찻길을 여러 번 건너 통학해야 하는 아이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 스탠딩 : 손하늘 / 기자
- "이렇게 안전한 직통 육교를 통해 갈 수 있는 초등학교가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옆 단지 아이들에겐 그림의 떡입니다."
지자체끼리 경계를 조정하면 한 번에 해결될 문제지만, 서로 입장이 달라 논의는 지지부진합니다.
▶ 인터뷰 : 임호석 / 의정부시의회 부의장(경계 조정 찬성)
- "노원구에서 의정부시에 교환해줄 토지는 없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도봉구와의 교환 문제를 협의해야 할 것 같다는…."
최근 수원시와 용인시가 서로 땅을 맞바꾸면서 주민 불편을 해소한 사례도 있는 만큼,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관할 지자체들이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MBN뉴스 손하늘입니다.
[ sonar@mbn.co.kr ]
영상취재: 김 원 기자
영상편집: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