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
화제가 된 글에 따르면 임신 8개월차에 접어들었다는 작성자 A씨는 지난 주 외할머니의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을 듣고 친정인 제주도로 가게 됐다. 그는 기내용 캐리어에 간단히 짐을 챙기고 공항으로 이동해 제주도행 비행기 티켓을 급하게 구입했다.
티켓을 사자 마자 A씨는 부랴부랴 탑승 게이트로 이동했다. 그러나 모든 일정이 촉박하게 진행된 만큼 이미 탑승 절차는 끝나가고 있었다. 심지어 짐을 싣는 수화물 칸은 거의 다 차 캐리어를 놓을 곳도 마땅치 않았다.
비행기에 겨우 탑승했지만 캐리어를 올려 둘 공간을 찾지 못한 A씨는 짐을 든 채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우왕좌왕했다. 이때 A씨를 본 한 여자 승무원이 "왜 그러냐"고 물었고, 상황설명을 들은 그는 A씨의 캐리어를 직접 끌고 자리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때 선임으로 보이는 남자 승무원 B씨가 다가오더니 여자 승무원의 행동을 저지했다. B씨는 "짐 대신 넣어드리지 마세요. 손님이 하게 두세요"라는 말도 덧붙였다. 남자 승무원의 말에 당황한 여자 승무원은 A씨에게 캐리어를 다시 돌려줬다. A씨는 "당시 '갑질'한 사람이 된 것 같아 민망했지만, 후배한테 일 가르치는 중이겠거니 생각했다"고 말했다.
잠시 뒤 빈 수화물칸을 찾은 여자 승무원은 A씨를 불러 안내했다. "자리가 여기 밖에 없다며 양해해달라"는 승무원의 말에 "괜찮다"고 대답하며 캐리어를 들어 올리던 A씨는 순간 머리가 핑 도는 것을 느꼈다. 임신으로 인한 급성 빈혈이 찾아온 것이다.
결국 어지러움을 참지 못한 A씨는 근처에 있던 B씨에게 "죄송합니다만 짐 올리는 거 조금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라며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B씨는 "거기 올리시면 됩니다"라고만 대답하며 A씨의 부탁을 고사하고 지나갔다. A씨는 결국 앞 자리에 앉아있던 탑승객의 도움을 받아 수화물을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연을 설명한 A씨는 교육받은 매뉴얼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는 승무원들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몸이 불편한 임산부로서 부탁을 거절당한 것이 다소 씁쓸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제가 겪은 상황에 대해 민원을 넣으려다 그래도 한 사람의 직장이니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기로 했다"며 "조언 부탁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사연을 접한 이들은 저마다 의견을 내며 갑론을박을 펼쳤다. A씨의 입장에 공감한 누리꾼들은 "모르는 사람이라도 도와주겠다" "승객이 몸 불편할 때 도와주는 것도 일종의 서비스 아닌가" "일반인이라면 모를까 임산부한테…" "당연하게 요구한 것도 아니고 해보다가 안 돼 부탁한 건데 참 팍팍하네" 등 B씨가 지나쳤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짐 올리다가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뒤집어쓰는 건 다 승무원이다" "이런 식으로 도와주면 '나는 왜 안 해 주냐'고 진상을 부리는 고객들이 더 많아진다" 등 B씨의 행동이 정당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융통성이 없어 보일 정도로 매뉴얼을 지키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 종사자들도 댓글을 통해 설전을 벌였다. 매뉴얼에 적혀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별도의 행동을 취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다수의 입장이었지만, 임산부 등 약자를 돕는 것도 승무원의 역할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전직 외국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했다는 한 누리꾼은 "보통 항공사 규정이 비슷비슷한데 보통 매뉴얼엔 손님 짐을 올려주지 않는다고 돼 있다"면
[디지털뉴스국 이유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