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매년 학교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에게 카네이션 등을 선물하던 풍속도가 이제는 옛말이 됐습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되고 세 번째 맞는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육현장 모습이 완전히 바뀐 겁니다.
청탁금지법에 따라 스승의 날에 교사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것도 전교 회장이나 반장 등 학생 대표가 공개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학생이나 학부모가 개인적으로 카네이션이나 선물 등을 건네는 것은 당연히 금지됩니다.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충북 도내 학교들은 그동안 진행하던 스승의 날 행사를 중단하고 있습니다.
A 고등학교는 작년까지 교사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축하 케이크 절단, 학생 밴드 공연 등을 하는 스승의 날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올해부터 이 음악회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스승의 날 기념 그림 전시회 등을 했던 B 고등학교 역시 올해는 행사를 취소했습니다.
C 초등학교는 매년 전교생이 모여 진행했던 카네이션 달아주기 행사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상당수 학교는 반장 등이 담임교사 등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것으로 스승의 날 행사를 대신합니다. 이날 사용할 카네이션도 학생들이 준비하지 않고, 학교 예산으로 삽니다.
스승의 날에 아예 문을 닫는 학교도 있습니다.
충북 도내에서 올해 초등학교 1곳, 중학교 4곳, 고등학교 1곳 등 6곳이 재량휴업합니다. 작년에 4곳보다 2곳이 늘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학교는 학생 자치회를 중심으로 의미 있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교사들에게 감사장을 전달하는 '깜짝 이벤트'를 했던 진천 구성초등학교 학생회는 올해도 특별한 스승의 날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전교생의 영상편지 등이 담긴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를 교사들에게 선물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면중학교는 지난해 청탁금지법을 피하기 위해 학생이나 학부모의 비용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올해도 학생회를 중심으로 청탁금지법에 저촉되지 않는 행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청주의 한 교사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스승의 날에 학교 단위 행사가 사라졌지만, 스승과 제자들이 서로 감사의 마음을 나누는 분위기는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