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의 공개반발을 시작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일선 검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회 논의과정을 숨죽여 지켜보던 검사들이 문 총장의 입장발표에 힘을 얻어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모양새입니다.
오늘(2일)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해외 순방 중인 문 총장이 어제(1일)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검·경 수사권조정 법안에 대해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이후 검찰 내부 게시판에는 이에 동조하는 글이 수십개 이상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검 연구관인 차호동 검사는 내부게시판 쓴 글에서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검찰과 경찰의 본질적인 기능에 대한 고민과 수사 실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고민이 부족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방의 한 검사도 "검찰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것 외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법안"이라며 "올바른 사법처분을 위해 성심을 다해온 대한민국 검사라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법안"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내부망이 아닌 장외에서도 문 총장의 공개반발 입장을 지지하는 검사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방의 한 검사장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인사권을 쥔 정권으로부터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면서 검찰 개혁 필요성이 대두됐는데 제출된 법안을 보면 대통령의 인사권은 그대로 둔 상태"라며 "심장은 공수처에, 팔다리는 경찰에 떼주고 검찰을 허깨비로 만들면 정치 예속화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입법은 국회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는 "검찰개혁 논의가 이렇게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우리의 자초지난"이라며 "변화에 맞춰 우리 내부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해 널리 중지를 모을 시기"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방의 한 지청장도 "법이 어떻게 바뀌든,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든 세상을 그대로 존속하고 돌아간다"며 "법안들의 입법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새로운 시스템에서 검찰은 무엇을 어떻게 할
검찰 내부의 논란이 거세지자 문 총장은 해외순방 일정을 취소하고 모레(4일) 귀국해 향후 검찰의 대응 방안과 사태 수습책 등을 논의할 방침입니다.
자신의 공개반발로 촉발된 검찰 내부의 집단반발 기류를 어떤 식으로 다독여 가며 후속방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