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재수사를 위한 검찰 수사단이 오늘(29일) 출범 한 달을 맞은 가운데 검찰은 뇌물 혐의를 밝혀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김 전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 씨가 합동해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특수강간 의혹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으나 공소시효 문제 극복이 만만치 않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윤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윤 씨 소환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네 번째입니다. 수사단은 윤 씨를 앞으로도 여러 차례 불러 조사한다는 계획입니다.
한동안 진술을 거부하던 윤 씨는 지난 25일 2차 소환조사 때부터 입을 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 씨는 '별장 동영상'을 자신이 촬영했으며, 동영상 속 등장인물이 김 전 차관이라고 인정한 데 이어 골프 접대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씨는 김 전 차관에게 "검사장 승진 청탁에 쓰라"며 2008년 이전 수백만원이 담긴 돈 봉투를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윤 씨는 유력 정치인의 친형인 A 씨에게 참여정부 청와대와 인연이 있던 의사 박 모 씨를 소개받았고, 박 씨에게 김 전 차관의 검사장 승진 청탁을 넣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김 전 차관은 2007년 2월 검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뇌물 액수가 3천만원 이상이면 형법 대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며, 공소시효는 10년입니다. 반복된 동일한 범죄를 이후에 일어난 범죄와 하나로 묶어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포괄일죄'를 적용하면 마지막 뇌물수수 시점이 2009년 이후일 때 기소할 수 있습니다. 윤 씨가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이 어려운 금품 제공·접대 사실은 인정한 셈입니다.
그러나 1억원 이상 뇌물을 받았을 경우 공소시효는 15년으로 늘어납니다. 2007∼2008년에 받은 뇌물도 처벌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수사단은 윤 씨 수첩에 적힌 일정, 메모 내용 등을 근거로 김 전 차관과의 금전 관계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김 전 차관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을 다방면으로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밤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4차 소환조사에서도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 의혹을 집중적으로 캘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김 전 차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해온 여성 B 씨는 이날 김 전 차관을 서울중앙지검에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습니다. 앞서 김 전 차관은 B 씨가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 2013년 검경
B 씨의 변호인은 "김 전 차관이 허위 사실이 기재된 고소장을 수사기관에 제출함으로써 B 씨를 무고했다"고 "B 씨는 2008년 3월께 윤중천 소유의 원주 소재 별장에서 김 전 차관과 윤중천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본 사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