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제인들이 각종 규제와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강원도 발전이 제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26일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의 한 식당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지역 경제인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오인철 강원경제단체연합회장(대한건설협회 강원도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한반도 분단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곳이 강원도"라며 "향후 남북 교류에 있어 강원도를 염두에 두고 지역현안 해결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경제인들은 접경지역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군사규제를 완화해 줄 것을 건의했다. 최돈진 강원아스콘공업협동조합 이사장(삼정산업 대표)은 "접경지역 군사보호구역이 부분적으로 해제·완화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 편중되고 있다"며 "군사작전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를 제외하고 상업지역이나 주거지역이 우선적으로 해제될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2006년부터 동해안 군 경계철책 철거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군부대화의 협의와 복잡한 대체감시장비 구매 절차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철책 철거를 국가 직접사업으로 전환해 신속하게 추진해달라"고 건의했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교통망 확충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강원도 숙원사업인 춘천~속초 고속철도가 빠른 시일내 착공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미옥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강원지회장(해송KNS 대표)은 "춘천~속초 고속철도는 남북 통일시대 대비, 유라시아 경제권 선점 등 국가 차원의 백년대계를 위한 핵심 철도망"이라며 "그러나 철도 노선이 설악산 국립공원을 경유한다는 이유로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지연되면서 아직 기본계획 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강원도는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철도 노선이 미시령 터널 하부를 관통하고, 터널 입구와 출구 역시 공원구역에서 4㎞ 이상 거리를 두고 설치하는 대안을 제시한 상태"라며 "이는 환경 보전은 물론 경제·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한 대안인 만큼 환경영향 평가가 조속히 협의·이행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강원도가 혁신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이모빌리티(e-mobility) 등 미래 신 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도 요구했다. 강원 횡성에 신규 공장을 설립하고 초소형 전기자동차를 생산할 예정인 자동차 엔지니어링 전문기업 디피코 송신근 대표는 "정부가 기업의 미래 가치를 보고 사업에 필요한 R&D 자금을 지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강원도의 경우 자동차 테스트 베드 구축 등 신산업 육성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건의했다.
환경영향평가 등으로 수년째 지지부진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힘을 실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정준화 양양군번영회장은 "환경단체의 반대와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가 장기간 소요됨에 따라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어르신과 장애인도 문화환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강원도는 군사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각종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점차적으로 접근성을 높여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또 춘천~속초고속철도와 설악산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동해안 산불 이재민이 머물고 있는 속초시 노학동 서울시공무원연수원과 고성군 토성면 성천리 산불 피해 복구 현장을 위문했다.
[고성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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