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함'을 호소하는 남편을 대신한 부인의 국민청원에서 시작돼 사건 실체를 둘러싼 공방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속칭 '곰탕집 성추행' 사건의 항소심 선고 결과가 또 한 번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남성에 대해 항소심은 1심처럼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피고인 39살 A 씨는 1, 2심에서 줄곧 성추행 사실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A 씨를 유죄로 판단한 주요 근거는 무엇이었을까요.
피해자 진술은 일관성 있는 데 반해 A 씨 진술은 재판 과정에서 뒤바뀐 점이었습니다.
항소심을 맡은 부산지법 형사3부(남재현 부장판사)는 "피해 여성이 수사기관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자신의 엉덩이를 움켜잡아 즉각 항의했으나 피고인이 추행 사실을 부인해 일행 사이 다툼이 발생했다고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했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 진술이 경험칙에 비춰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을 찾기 어렵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진술한 경위도 자연스럽다"며 "처음 만난 피고인을 무고할 만한 동기나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재판부는 경찰 수사에서 신체접촉이 없었다는 취지로 말한 A 씨 진술이 식당 내 폐쇄회로(CC)TV를 본 뒤 신체접촉이 있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뒤바뀌어 일관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CCTV 영상 분석가 진술도 공소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영상 분석가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교행하는 사이 신체접촉이 있었고 피고인 손이 피해자 몸에 접촉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분석된다'는 취지로 말해 피해자 진술에 일부 부합하는 진술을 했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A 씨 측 변호인은 1심과 마찬가지로 법원 판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변호인 측은 "판결문을 봐야겠지만, 재판부가 '피고인이 피해자가 교행하는 데 걸린 시간인 1.333초 안에 여성을 인지해 성추행하기 어렵다'는 영상 분석가 진술은 고려하지 않은 것 같아 무척 아쉽다"며 "피고인과 상의해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사건은 A 씨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돼 검찰 구형량인 벌금 300만원보다 무거운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습니다.
특히
또 A 씨가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실형을 선고했고, 이에 일부 남성들은 '성추행 사건에서 직접 증거 없이 피해자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는 것이 합당하냐'며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