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교체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재판에 넘기기로 했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주진우 부장검사)는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을 오늘(25일) 중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등 의혹으로 고발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임종석 전 비서실장·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인걸 전 특감반장은 무혐의 처분하기로 했습니다.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은 이전 정권이 임명한 환경공단 상임감사 김 모 씨에게 사표를 제출하라고 종용하고, 김 씨가 불응하자 '표적 감사'를 벌여 지난해 2월 물러나게 한 뒤 친정부 성향 박 모 씨를 후임자로 임명하려 한 혐의(직권남용·업무방해·강요 등)를 받습니다.
환경공단은 김 씨가 사표를 내자 지난해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후임 상임감사를 선발했는데, 청와대 내정 인사로 알려진 박 씨가 서류 심사에서 탈락하자 면접에서 심사 대상자 전원을 불합격 처리해 사실상 선발을 백지화했습니다.
이후 환경공단은 재차 공고를 낸 끝에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출신 유 모 씨를 올해 1월 상임감사로 임명했습니다. 탈락한 박 씨는 같은 해 9월 환경부 산하기관이 출자한 자원순환 전문업체 대표로 임명됐습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신 전 비서관이 박 씨 탈락 직후 안병옥 당시 환경부 차관 등을 청와대로 불러 경위 설명을 요구하고 질책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직권남용·업무방해·강요 등 혐의가 있다고 봤습니다.
신 전 비서관은 최근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으며, 수리 절차가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혀온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이 기소됨에 따라 검찰 수사는 4개월 만에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검찰은 일부 피고발인에 대해 보강 조사를 한 뒤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검찰은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제기한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과 여권 주요 인사 비리 첩보 의혹에 대해서는 피고발인들을 무혐의 처분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했습니다.
검찰은 이 전 특감반장을 비공개 소환해 조사하고 박 비서관에 대해선 서면조사를 벌인 뒤 이들에 대해 제기된 의혹 대부분이 범죄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청와대 특별감찰반에 근무하던 지난해 1월 환경부에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 문건을 받아서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폭로하면서 불거졌습니다.
문건에는 환경부 산하기관 총 8곳의 임원 24명의 직위와 이름, 임기와 함께 사표 제출 관련
자유한국당은 청와대가 특정 인사의 자리를 마련해주려고 전 정권에서 임명된 임원들을 '찍어내기'로 몰아낸 의혹을 밝혀야 한다며 김 전 장관과 박 비서관, 이인걸 전 청와대 특감반장 등을 지난해 12월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