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김 사장은 24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사무소에서 산불 피해를 본 이재민들에게 "고성·속초 산불로 이재민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죄송하다"며 "며칠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감정 결과를 통해 한국전력이 관리하는 설비, 아크 불씨가 화재의 원인이 됐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번 산불이)한전 설비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경찰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중앙정부, 자치단체, 피해 주민 비대위와 한전이 어떤 조치를 취할 지 논의하겠다"며 "국민들 가까이에서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김 사장은 특히 한전에 형사책임이 없다는 수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와 별개로 민사적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전의 입장 발표를 지켜보고 있던 이재민 측에선 "어떻게 사망자에 대해서는 사과 한마디를 안 하냐, 돌아가신 게 언제인데…" "한전이 관리하는 전신주에서 불이 시작된 게 명백한데 배상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고성이 나왔다. 이에 김 사장은 "별도로 유가족 찾아뵙고 사죄드리겠다. 성실히 의무를 다하겠다"고 답했다.
한전이 명확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자 곳곳에서 고성과 욕설이 터져 나왔다. 정준화 설악권번영회장협의회장은 "(사고가 난) 고압선은 2006년부터 안 갈았다. 좋은 가죽 신발도 햇빛에 놔두면 5년 못 간다. (한전 설비가) 끊어졌으면 사장이 그날 즉시 내려왔어야 한다"며 "이재민들 보라. 갈 곳 없다. 한전 사장이 이재민들에게 당장 어떤 보상을 해주겠다. 이런 게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산불로 주택을 잃은 김경동(68)씨는 "보상금 1300만원 받고 대출 6000만원 받아서 집을 지으면 빚만 더 늘어나는 꼴"이라며 "이재민들이 생활할 수 있도록 15~20평 되는 작은집이라도 지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민들의 의견을 들은 김 사장은 고성지역 산불비대위 위원들과 만나 구체적인 보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고성 한전발화 산불피해 이재민 비상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가 "우리의 일관된 입장은 한전이 가해자라는 것"이라며 "한전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기업으로 책임을 다하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김 사장은 "유가족에는 곧 찾아뵙고 사죄를 드리겠다"며 "속초연수원을 피해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한전의 모든 약속을 문서로 남겨 주민들께 알려 드리겠다"고
앞서 강원지방경찰청은 산림과 삶의 터전을 앗아간 강원 고성,속초 산불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지난 23일 한국전력 속초지사와 강릉지사 등 2곳을 압수수색했다. 현재 경찰은 산불 원인이 된 전신주의 설치와 점검, 보수 명세 관련 서류 일체를 분석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최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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