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 연쇄 실종사건'…노숙자인 줄 알았던 범인 '성폭행 피의자'

지난 4일 광주 서구 한 원룸 밀집 지역에서 음식을 배달하던 A 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배달음식을 집 앞으로 가져다주기 위해 오토바이에서 잠깐 내린 사이 오토바이 보관함에 들어있던 햄버거와 음료수가 돌연 사라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일대에서 배달 오토바이에 넣어둔 음식이 사라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2018년 12월부터 이번 달 초까지 치킨과 피자, 족발, 햄버거, 김치찌개, 부대찌개 등 배달 오토바이에 있는 음식이 지속해서 사라졌습니다.

절도 범행이 반복되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던 경찰은 음식 배달이 잦은 원룸촌 일대를 집중적으로 수색하기 시작했습니다.

CCTV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탐문하던 경찰은 지난 5일 서구 한 길거리에서 등산복 차림으로 배회하고 있던 46살 B 씨를 붙잡았습니다.

B 씨는 노숙 생활을 하며 배가 고파 이러한 일을 벌였다고 진술했습니다.

안타까운 생계형 범죄로 마무리될 뻔했던 '배달음식 연쇄 실종 사건'은 B 씨의 신원조회 결과가 나오면서 급변했습니다.

알고보니 B씨는 성폭행 사건으로 경찰 수배를 받는 범죄 피의자였습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곧바로 B 씨를 검거, 절도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신병을 부평경찰서로 인계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18일)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음식을 훔쳐먹으며 은둔 생활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또 다른 추가 범행으로 이어지기 전에 검거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