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길병원 `모럴해저드`…환급금 횡령 의혹 직원 "회식비로 썼다"

진료비 환급금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가천대 길병원 직원들이 돈을 회식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인천경찰청과 길병원에 따르면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는 길병원 원무팀 직원 2명은 최근 경찰 조사에서 "진료비 환급금을 부서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앞서 이뤄진 병원 자체 감사에서도 "부서 회식비나 다른 직원 몇 명과 함께 식사를 할 때 밥값으로 썼다"는 취지로 해명을 한 바 있다.
길병원 원무팀 직원은 팀장을 포함해 모두 30여명으로 이 가운데 수납 업무를 하는 직원은 15명 안팎이다.
이중 원무팀 직원 2명은 2013∼2014년 가수납된 진료비 중 급여 항목 일부 비용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환급받고도 환자들에게 되돌려주지 않고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가수납 진료비는 병원 진료비 심사팀이 업무를 하지 않는 야간이나 주말에 퇴원할 경우 병원 측 계산에 따라 환자가 임의로 내는 돈이다. 원무팀 직원 2명의 횡령 규모는 수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12일 길병원 원무팀과 전산실 등지를 압수수색한 경찰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당시 길병원에 통보한 환자 진료비 환급금 내역을 건네받아 환급금이 어디로 흘러들어 갔는지 분석할 계획이다.
길병원 측은 업무상 횡령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오른 원무팀 직원 2명을 대기발령 조치했으며 조만간 징계위원회도 열 예정이다.
길병원 관계자는 "아직 징계위원회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자체 감사와 경찰 수사 결과 등을 지켜보며 징계 일정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 =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