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차병원 의료진이 신생아 사망사고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이 병원 의사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분당 차병원 의사 2명에 대해 지난 1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5일 밝혔다. 해당 의사 2명은 증거를 인멸하고 사후에 진단서를 허위 발급하는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분당 차병원에서 2016년 8월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난 신생아를 옮기다 의료진이 바닥에 떨어뜨리는 일이 발생했다. 아기는 소아청소년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몇 시간 뒤 결국 숨졌다. 하지만 병원 측은 이 같은 사실을 부모에게 숨기고 사망진단서에 사인을 '병사'로 기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찰은 이밖에도 증거인멸과 진단서 허위 발급 과정에 관여한 병원 관계자가 있는지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분당차병원 측은 "주치의는 레지던트가 아기를 안고 넘어진 것이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고 여러 질병이 복합된 병사로 판단해 부모에게 사고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부모에게 사고를 알리지 않은 것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어 "주치의는 같은 산부인과 교수인 부원장에게 상의한 사실이 확인됐고, 상황을 인지하고도 보고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물어 부원장을 직위해제 조치했으며, 수사결과 은폐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 병원의 정책을 어긴 책임을 물어 엄정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망 원인에 대해 병원 측은 "임신 7개월의 1.13㎏에 불과한 고위험 초미숙아의 분만이다 보니 레지던트가 신생아 중환자실로 긴급히 이동하는 과정에서 넘어졌고 주치의는 사고로 인한 사망이 아니고 여러 질병이 복합된 병사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 문광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