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사건은 김 전 차관으로 보이는 한 남성의 성관계 장면이 담긴 이른바 '김학의 CD'가 발견되면서부터 시작됐죠.
이 CD를 만든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조카가 영상 속 주인공은 김 전 차관이라고 당시 경찰 조사에서 밝힌 것으로 확인됐는데, 하지만 그럼에도 당시 김 전 차관에 대한 강제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혁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김학의 전 법무 차관이 임명 엿새만에 사직서를 낸 2013년 3월 21일, 당시 경찰은 김학의 사건을 내사에서 본격적인 수사로 전환했습니다.
같은 날, 경찰은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부탁으로 김학의 성관계 CD를 제작한 윤 씨의 5촌 조카를 불러 조사했습니다.
조사 초반 윤 씨 조카는 김학의 CD에 대해 모른다는 취지로 답합니다.
그런데 중간에 15분 가량 쉰 뒤, 조카는 마음을 바꿔 자신이 만든 CD에 대해 털어놨습니다.
조카는 CD를 구웠던 PC가 중천산업개발에서 D사, A사를 거쳐 자신의 집에 있다고 진술했고, 당시 경찰은 이 PC를 확보했습니다.
중천산업개발과 D사, A사는 사실상 모두 윤중천 씨의 회사입니다.
경찰 수사관이 김학의 전 차관의 사진을 보여주자, 조카는 "자신이 만든 CD 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CD를 만든 사람이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원본 영상 화질이 좋고, 인상 착의가 김 전 차관에 가까웠다는 겁니다.
일주일 뒤 경찰은 CD 제작자인 윤 씨 조카의 진술을 토대로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를 요청했지만 검찰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김학의 수사단은 과거 검찰이 김 전 차관에 대해 출국금지나 압수수색 등을 하지 않고 수사에 소극적이었던 배경을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 root@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