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터전을 빼앗긴 이번 산불 피해 주민들은 언제나 생업에 복귀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희망을 찾고, 다시 일어서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강대엽, 민경영 기자가 연달아 보도합니다.
【 기자 】
비닐하우스가 있었다고 짐작만 될 뿐입니다.
지난 6년을 자식처럼 길러온 블루베리는 흔적도 없습니다.
▶ 인터뷰 : 장인환 / 블루베리 농장주
- "얘를 뿌리만 키워요. 3년 동안 튼튼하게, 그러고 나서 올해가 처음으로 따는 해였어요. 결국 6년, 7년을 투자한 거죠."
농촌은 밤이면 암흑으로 변합니다.
▶ 인터뷰 : 한영선 / 강원 고성군
- "전에는 집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불빛도 안 나오고, 가로등도 얼마 안 켜지고…."
농사는 어떻게 짓고 농기계 빚은 어찌 갚을지 막막합니다.
▶ 인터뷰 : 이수수 / 농민
- "모심는 기계가 일단 다 탔으니까. 그리고 이 비료를 논에다 다 쳐야 모를 심을 텐데…."
28억 원의 피해를 본 폐차장 주인은, 시청 직원과 대화를 하다 그만 주저앉고 맙니다.
▶ 인터뷰 : 폐차장 주인
- "당장 복구를 해야지 먹고살 거 아니에요. 직원들도 다 내보냈는데. 눈물밖에 안 나와, 여기만 오면…."
▶ 스탠딩 : 강대엽 / 기자
-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집계하지 못할 정도로 화재는 거대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남은 이들의 상처는 여전히 깊었습니다."
▶ 스탠딩 : 민경영 / 기자
- "그래도 계속 주저앉아있을 수만은 없겠죠. 화재가 휩쓸고 간 피해 지역 곳곳에선 다시 일어서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지역 수의사와 공무원들이 소의 건강 상태를 확인합니다.
불길 속에서 용케 살아남은 녀석들이 주인은 기특하기만 합니다.
(현장음)
- "그래도 (여물을) 좀 먹더라고."
- "다행이네."
2차 피해를 막는 작업도 분주합니다.
▶ 인터뷰 : 김동수 / 한국가스안전공사 직원
- "(가스) 호스가 불타고 없어졌는데, 체결이 그대로 돼 있거나, 밸브가 열려 있으면 저희가 그것을 안전조치하고 분리를 해서 2차 화재가 안 날 수 있도록…."
불에 타버린 요양원은 복구가 힘든 곳을 서둘러 철거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성민 / 속초시 철거업체 대표
- "속초는 재난지역으로 선포됐지만 지금 빨리 복구 작업을 하고 있어요. 파괴된 지역도 바로 복구가 되고 있고…."
눈물을 닦고 일어선 이들에게, 정부 지원금은 거의 보탬이 안 됩니다.
▶ 인터뷰 : 노장현 / 강원 고성군
- "자신의 삶의 터전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니까. 그 보상 금액을 믿고 힘차게 노력할수 있는데 지금 아무런 그런 대책이 없다 보니까."
절망 속에서도 묵묵히 희망을 찾는 사람들, 이들에게 버팀목이 돼줄 실질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MBN뉴스 민경영입니다.[business@mbn.co.kr]
영상취재 : 김영호·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양성훈